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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룡 남구 기획재정국장
정재룡 남구 기획재정국장

최근 한 매체에서 눈길을 끄는 기사 하나를 봤다.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그 기사는 29년 뒤인 2050년 울산시 인구가 광역시 기준인 100만명을 밑도는 93만명으로 떨어지고 2070년 69만명, 2117년 37만명으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구가 줄면 당연히 지역 위상이 약화되고 도시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수도로 불리며 우리나라 산업화를 선도해 온 울산의 위상이 허무하게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었다.
 
그런데 이런 어두운 전망은 울산의 중심이라는 남구에는 더 절박하게 다가온다. 모든 면에서 울산의 핵심지역으로 울산 발전을 견인했던 남구야말로 그 변화과정과 인구구조, 도시기능 등이 울산광역시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다.
 
남구는 국가·지방 행정기관과 금융기관이 밀집된 울산의 행정·금융 중심지이고, 태화강역과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이 자리 잡은 교통 요충지이자, 전통시장과 대형 백화점 등 신·구 유통공간이 복합적으로 형성된 경제 중심지다. 
 
하지만 울산시는 성장하는데 남구는 인구가 계속 유출됐고, 도심 재개발에 따른 공동주택 개발로 도심 공동화 현상도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주력산업의 생산성 약화,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역 경제마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재난은 설상가상이다.
 

앞서 인용한 기사에서 울산 인구 감소·유출의 주원인이 직업과 주택, 교육 문제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울산시의 걱정스러운 앞날이 바로 남구의 미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두렵기까지 하다. 이런 암울한 예측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진지한 고민과 실천이 당장 뒤따라야 할 이유다. 
 
한국판 뉴딜, 수소경제, 탄소중립, 동남권 메가시티 조성 움직임 등 빠르게 변화하는 울산의 경제·사회적 대전환기에 구민 삶을 든든히 책임지고 구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구가 올해 구정목표를 '같이 뛰는 남구, 가치 뛰는 남구'로 정한 것도 구 미래 가치를 높이고 다시 도약하기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안을 찾아 하나하나 실행하는 실천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직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시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구민 행복을 최우선 순위에 놓는 공직자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계획도 대답 없는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남구는 우선 '미래전략 솔루션 전담팀'을 구성해 정부 및 울산시가 제시하는 정책을 적극 수용할 생각이다. 국책·시책 주요 사업 중 구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사업을 '권역별 개발' '인구위기 대응' '수소경제' '교통인프라 확충' '전시클러스트 구축'의 5개 분야로 분류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권역별 개발을 위해 남구를 삼산·야음권, 신정·옥동권, 무거·삼호권으로 나눠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울산시가 추진하는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 활용 및 미포부지 항만재개발, 태화강국가정원 개발, 공공의료원 건립, 옥동군부대 이전부지 활용 등의 사업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인구위기는 도심 재개발 및 재건축, 공동주택개발, 공영개발 등 공간여건 변화에 대처하는 정책으로 대응해 나간다. 
 
수소경제에 부합하는 수소버스를 운행하는 한편, 경제자유구역(수소산업 거점지구) 운영, 수소전기트램 실증, 수소충전소 구축 등으로 미래형 수소도시 허브로서의 초석을 다진다. 
 
교통인프라 부분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와 광역교통체계 개편,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화 및 도시철도·수소유람선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전시클러스트 구축사업인 울산시의 국립과학관·산업기술박물관 건립을 지원해서 울산박물관, 장생포문화창고 등 남구 관광자원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 속에서 남구의 인구구조와 경제·교통·환경·문화·관광 현황과 여건을 분석하고, 도시 변화에 맞춘 발전전략을 찾을 가칭 '미래남구 발전전략수립 연구용역'도 추진한다. 정부·울산시의 상위 계획과 연계한 발전 비전을 바탕으로 전문가 및 구민 요구를 반영해서 마련될 용역결과는 도시 가치를 올릴 지침서로 활용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회복과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포용·소통의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미래전략이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고 고용위기를 극복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정책을 개발하고, 취약계층 지원책을 강화해 사회적 격차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고 해서 미리 주눅들 필요는 없다. 예측은 예측일 뿐,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비하고 해결책을 선제적으로 찾아나가는 일이야 말로 미래를 바꾸는 길이다. 무작정 인구를 늘리고, 돈을 써서 외형만 키우는 아날로그적 사고의 시대는 지났다. 아이디어와 하이테크의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혁신적으로 도전하면서 변화를 선도하는 발 빠른 행보가 미래 발전을 앞당길 것이다. 남구 미래를 새로 써나갈 발전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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