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에 남은 과제들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에 남은 과제들
  • 울산신문
  • 2021.03.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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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구대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이제 풀어야 할 과제는 대곡천 주변의 명승지정 문제와 침수문제다. 우선등재 대상에 오른 것이 꼭 11년 만의 일이다. 문화재청은 지난주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회 심의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우선등재 대상지는 '대곡리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천전리암각화'(국보 제147호)를 아우르는 반구대 일대의 계곡이다. 해당 지역의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 인류 최초의 포경(고래잡이)활동을 보여주는 독보적 증거이자 현존하는 동아시아 문화유산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록된 이후 11년 만의 성과다. 이로써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하기 위한 국내 심의는 '등재신청 후보'와 '등재신청 대상'선정 단계가 남았다.

울산시는 내년 4월 등재신청 후보 신청을 시작으로 7월 후보 선정, 2023년 7월 등재신청 대상 선정, 같은 해 9월 등재신청서 초안 제출 등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이러한 과정을 계획대로 진행해 2024년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1차 평가, 2025년 2차 평가 등을 거쳐 2025년 7월께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대곡천암각화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목표다.

울산시는 그동안 반구대암각화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를 인정받고, 이를 보존해 후대까지 계승해 나가기 위해 세계유산 등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번 우선목록 등재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공동으로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관련 조례 제정 △유네스코 등재 울산시민단 발족 △관계 기관과의 업무협약 등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분야 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반구대암각화는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는 만큼, 향후 울산시는 반구대암각화의 역사·문화적 가치 발굴에 집중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또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반구대암각화에 대한 다양한 학술연구와 국내외 비교연구를 추진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한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 시민과 방문객 편의를 위한 각종 정비사업 등을 추진해 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세 가지로 집약된다. 그 하나가 물문제와 연계한 보존 문제이고 다른 부분이 명승지정과 학술적 가치의 폭을 확장해 나가는 작업이다. 이 세 가지 모두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지역주민들의 노력이 하나가 되는 명승지정 문제는 예민한 사안이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문제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반구대암각화 주변의 훼손이다. 암각화 자체의 침수나 훼손 말고도 지금 반구대암각화 일대는 선사문화 1번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인위적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원래 있던 주택이나 영업시설은 그렇다 쳐도 신규로 들어선 사설 건축물들은 얼마든지 사전에 막을 방법을 찾아야 했지만 그 시기를 놓쳐버렸다. 이를 방치하다 보니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 반구대암각화로 통하는 입구는 훼손이 일반화됐다. 반구대암각화 진입로에 주택이 잇따라 들어서며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다. 사유지라 법적으로 개발을 차단하는 게 불가능해 주변에 추가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도 농후하다.

관련 대책 마련도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 해결 후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라 개발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곳 진입로를 따라 주택과 펜션 등이 10여 채나 들어서 있다. 또 주변에는 주택을 짓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땅 성토가 진행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도 암각화박물관을 지으면서 가든 등을 수용해 철거하는 등 정비를 했는데, 뒤늦게 주택과 펜션이 들어선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같은 건설 행위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곳은 사유지로 반구대 암각화와 500m 이상 떨어져 있어 문화재형상변경허가 대상지가 아니다. 울주군은 건축 허가가 들어오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개발이 시작된 만큼 인근 또 다른 사유지에 개발이 이뤄질 수 있어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재 주변 경관이 추가로 훼손될 우려가 제기된다. 

명승지정에 나선 것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하지 않을 경우 반구대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이번 기회에 이 일대 사유지를 전수조사해서 매입 가능한 부지를 일괄 매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이 일대가 세계 유산이 된다면 암각화와 선사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부지 매입을 필수적인 사안이다. 미래의 큰 그림을 가지고 이 문제부터 풀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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