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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생산거점을 둔 현대차, SK, 한화, 효성에 이어 현대중공업까지 줄줄이 수소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미래 사업 중 하나로 수소를 신사업 진출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성장성과 친환경성이 확보되는데다 정부의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른 육성책, 2050년 탄소중립 선언, '그린뉴딜' 정책 추진 등의 환경이 이들 기업의 수소를 향한 공격적 투자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안정성 문제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레드오션화 우려도 대두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왼쪽)과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부문 수석부사장은 3일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중 제공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왼쪽)과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부문 수석부사장은 3일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중 제공

# 현대重그룹,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사업 협력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수소동맹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자 초대형 오일메이저 아람코와 맺고, 대규모 수소프로젝트를 띄운다.

양사는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LPG를 도입해 수소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다시 아람코가 실어가 처리하는 수소생산 협력을 추진한다. 아람코가 사우디서 생산한 암모니아도 국내 수입해 활용한다. 수소사업과 그린십 개발을 동시에 구체화할 수 있는 초대형 사업협력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처음으로 LPG와 이산화탄소를 동시에 실어나르는 선종과 암모니아 운반·추진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부문 수석부사장은 3일 수소·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 현대차-SK동맹, 수소차·인프라 보급 박차
앞서 2일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 수소전기차 1,500여대 공급·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한국판 수소위원회 설립 추진 등 수소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수소동맹을 맺었다.

우선, SK그룹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차량 1,500여대를 현대차가 생산한 수소전기차로 점진적 전환할 예정이다. 또 두 회사는 수소 및 초고속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인천·울산 물류서비스 거점인 SK내트럭하우스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각 1기씩 설치, 전국 SK주유소 등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협의한다. 

SK는 최근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의 전문인력으로 수소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수소사업 추진단은 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SK그룹은 올해 초부터 수소 사업의 추진 타당성을 검토해 왔으며, 수소사업 추진단 신설로 수소사업을 본격화할 생각이다. 이와 더불어 수소의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수소 부문에 일찌감치 공을 들이며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공개한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는데 현재 속속 현실화시키고 있다. 현대차가 수소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래차로 수소차, 전기차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갈수록 친환경이 화두가 되가는 시점에서 미리 수소차 시장에 진출에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에 생산거점을 둔 현대차, SK, 한화, 효성에 이어 현대중공업까지 줄줄이 수소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수소차. 아이클릭아트
울산에 생산거점을 둔 현대차, SK, 한화, 효성에 이어 현대중공업까지 줄줄이 수소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수소차. 아이클릭아트

# 한화, 수전해 기술 기반 충전부문 투자 확대
한화그룹도 수소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일부 확보했다. 한화에너지는 부생수소 발전, 수소충전소 태양광 전력 공급에 나서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충전소용 탱크, 트럭용 수소탱크 기술을 확보했으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수소 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특히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이 추진하는 수전해 기술이 주목된다. 수전해 방식은 물에 전기를 흘려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세계 수준의 태양광과 20년간 축적된 수전해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그린 뉴딜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효성은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손잡고 3,000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울산에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 효성, 3000억 규모 액화수소공장 건설 추진
이 같이 울산에 주력사업장을 둔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수소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사업 성장성 때문이다. 아울러 수소사업은 친환경적이어서 '탄소 제로'를 구현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다.

정부가 밀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도 공격적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정부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정부는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통해 수소경제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수소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는 수소발전의무화제도(HPS) 도입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초에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연 장미빛만 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소는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되지만, 아직 안전성 및 경제성 확보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이후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 사업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며 "다만, 안전성 확보, 치열한 경쟁에 대비한 정확한 수요 및 공급 방안 등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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