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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노사가 어제 2021년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역대 최단 시간 잠정합의에 역대 최고 투표율과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실로 속전속결이다.

지난달 16일 임금협상 상견례와 함께 잠정합의를 이끌어 냈고 23일 찬반 투표를 거쳐 어제 조인식까지 초스피드였다. 투표율이 93.5%에 찬성률이 90.9%나 됐다고 하니 놀랍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임금협상 속도전은 지난 2017년 이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산업계의 소모적인 임금협상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됐고 매년 임금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켜 소모적 노사 갈등을 차단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노사문화를 두고 경제계에서는 매년 되풀이되는 협상 결렬부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파업까지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국내 노사문화를 바꾸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합의가 던지는 메시지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위기에 몰린 많은 기업들이 올해도 임금협상을 앞두고 갈등을 표출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물론 다른 대기업의 임금협상에도 SK이노베이션은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임금인상의 물가연동제를 실시할 경우 매년 되풀이되는 소모적 임금투쟁과 파업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경영효율화와 노사 상생이라는 점에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속전속결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것은 무엇보다 전년도 물가지수를 다음 해 임금 상승률에 연동하기로 파격적인 합의를 이룬 것이 결정적 계기라 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위기 상황이 닥쳐오거나 불안정한 경제 환경이나 코로나19와 같은 변수가 발생할 경우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노사문화의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공유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당 연도의 임금을 물가상승률 수준에 고정시키고 기본급 대신 경영 성과에 따라 받는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게 효율적이라는 데 노사가 공막을 이뤘다. 

노조에서도 "노사의 약속이 계속 지켜진 것은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혁신적 노사관계가 고유문화로 정착한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회사 측도 "SK이노베이션이 노사문화의 모범이 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준 전체 구성원들의 신뢰와 자긍심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임금협상이 올해 울산지역 노사문화를 상생으로 이끄는 청신호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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