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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관광지도를 바꿀 2곳의 케이블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빠른 행보는 대왕암 해상 케이블카다. 

울산시는 지난해 연말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대명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인 울산관광발전곤돌라㈜를 선정했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울산관광발전곤돌라㈜가 제시한 사업내용은 총 54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케이블카 1.5㎞, 짚라인 0.94㎞ 및 상·하부 정류장 등을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케이블카 연장이 기존 제안보다 240m보다 길어져 대왕암공원과 수려한 바다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체류시간을 연장한 것이 특징이다. 울산시는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중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달 초에는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세진중공업을 선정했다. 세진중공업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한 노선을 택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울주군은 지난 5일 군청에서 케이블카 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업추진 능력, 실현 가능성, 개발계획, 관리 운영계획 등 3개 분야를 심의해 ㈜세진중공업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세진중공업은 533억원을 들여 길이 2,472곒의 모노 곤돌라 방식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모노 곤돌라는 부산 송도해수욕장의 해상케이블카와 같은 방식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불발로 한 차례 좌초되는 아픔을 겪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종전 재정사업에서 전액 민자 사업으로 추진된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오다 주민들의 요구로 2013년부터 공영개발로 전환되면서 2017년 실시설계 착수까지 들어갔으나 지난 2018년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부동의' 통보를 받고 좌초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민간업체에서 대왕암 케이블카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의 동시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새로운 사업계획에는 복합웰컴센터에서 간월재 구간에 연장 1.68㎞의 케이블카 설치와 상·하부 정류장 설치에 사업비 517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케이블카 설치 구간도 낙동 정맥을 벗어나 환경훼손을 최소화한 위치를 택했고, 산악관광자원과 주변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계획했다. 울주군은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사전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2022년 하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케이블카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차질없는 추진으로 2~3년 후에는 바다와 산악 관광의 기본틀이 바뀌게 되길 기대해 본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계속돼 왔던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사라진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사업 추진의 속도 문제가 달려 있다. 

울산시가 케이블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 자원이 산과 바다라는 점이다. 이같은 여건에서는 케이블카 산업이 발전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그동안 산악 관광이나 바다 관광이 그저 등산이나 해수욕장 정도여서 부가가치 창출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전국의 케이블카 수는 총 155기로, 현재 34곳에서 신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문제는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여전히 찬반 논쟁 중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보다 케이블카 사업이 울산의 산악관광과 해양관광이라는 두 가지 테마관광을 이끌어 가는 핵심 사업이라는 점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울산은 관광도시로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관광지로서 울산의 여러 관광지는 새로운 주목을 받았고 동해안 바닷길 등 걷기 좋은 길이 잇달아 선정되는 등 관광지로서의 홍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여전히 관광도시를 위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울산 관광에 대한 마스트 플랜을 제대로 짜야 한다. 울산의 관광사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바로 다양한 인프라의 확보다. 

이와 함께 관광 컨트롤타워와 종합관광센터 등 관리체계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 울산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일은 한번 온 관광객을 붙잡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케이블카 문제도 바로 여기서부터 고민하면 답이 나온다. 여러 가지 이견이 있지만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면 길은 있다고 본다.

관광울산의 핵심사업으로 케이블카가 완성된다면 관광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번에야 말고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케이블카를 울산관광의 랜드마크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을 제대로 실천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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