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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LH 사태가 20일 앞으로 다가운 4·7 재·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와 관련한 여야의 초반 대응 수위의 격차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 악화에 따른 지지층 이탈로 표심 단속에 비상이 걸린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상황 반전의 호재 속에 지지층 확장을 기대하는 눈치다.
힘든 상황임을 인식한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16일 울산을 찾아 후보 지원에 집중했다. 아직 공식선거운동까지는 일주일 이상 남았는데, 이 선대위원장의 울산 방문은 지난 2일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김석겸 4·7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김석겸 4·7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민주당의 입장에선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가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의미인데,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올인하면서 '울산 홀대론'까지 빚고 있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는 뚜렷이 대비되는 모양새다.
이낙연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울산공항에 내려 곧바로 남구의 중심인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수산동과 청과동, 소매동을 돌며 상인들과 주먹과 팔꿈치 악수를 하며 "코로나19 위기를 잘 견뎌 달라"며 위로했다.

이 선대위원장의 이날 현장 투어에는 김석겸 남구청장 재선거 후보를 비롯해 남구 광역·기초의원, 심규명 남구갑지역위원장, 박성진 남구을지역위원장, 시당 당직자 등이 동행했다. 이 선대위원장은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남구청장 재선거 본선 주자인 김석겸 후보 캠프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김 후보 선거캠프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울산 남구청장 선거도 당연히 중요한 선거"라며 "김석겸 후보는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준비돼 있기 때문에 구민 여러분이 꼭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김 후보가 울산농수산물시장이 이전한 삼산동 부지에 국제에너지거래소를 설립해 달라고 하자 "신재생에너지는 국가 미래 발전의 핵심이며, 이와 관련한 국제거래소를 짓겠다는 구상이 놀랍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립대병원과 공공의료원이 모두 없는 도시는 울산밖에 없다"며 "우선 공공의료원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아 울산에 건립되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처럼 남구청장 재선거에 이 선대위원장과 울산협력의원단, 차기 당권주자 등으로 이어지는 중앙당의 릴레이 지원을 집중하는데 비해 국민의힘은 지역의 당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표정이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 15일 당사 1층에 문재인정부 부동산투기 제보센터 현판식을 가지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시당 제공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 15일 당사 1층에 문재인정부 부동산투기 제보센터 현판식을 가지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시당 제공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특히 LH 사태와 관련, 지역의 각종 개발 사업에서도 보상을 노린 투기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문재인 정부 부동산 투기제보센터'를 설치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시당은 또 이번 재·보궐선거를 '문재인 정권 심판' '울산부정선거 리턴매치' '재선거 비용 19억원 민주당에 책임 묻는 선거'로 규정하고 지지층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시당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공식선거전에 대비해 지난 15일 서범수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서동욱 남구청장 재선거 후보, 광역·기초의원, 당협 사무국장 등이 참석하는 4·7 재·보궐선거 대책 연석회의를 열어 협력 체계 구축과 필승전략을 공유했다.

서 시당위원장은 이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전초전 성격의 이번 재보선 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 가동할 것"이라며 "시당과 전 당협 총력선거 체제로 돌입에 전 당직자가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진보당 김진석 후보는 16일 시의회에서 LH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 하고 있다. 시의회 제공
진보당 김진석 후보는 16일 시의회에서 LH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 하고 있다. 시의회 제공

한편, 진보진영의 연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진보당 김진석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후보는 이날 오전 LH 사태와 관련,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7 재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자는 직계존비속을 포함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김 후보는 "울산시가 최근 공직자 부동산 투기 조사 대책을 내놓았지만 조사 대상 중 울산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단체장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은 빠져 있다"며 "이들 또한 사전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만큼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울산시가 투기 조사 대상지를 7곳으로 한정한 것도 시민 분노를 가라앉히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울산도시공사가 추진한 공공주택사업뿐만 아니라 KTX역세권 사업 중 10년이 넘은 사업과 LH가 추진한 우정혁신도시 개발 사업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후보는 이어 "울산시가 LH와 함께 추진하려는 야음근린공원 개발 사업도 투기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산업단지로부터 공해를 막는 차단녹지 성격인 이 지역에는 아파트를 짓지 말고 시민 숲을 조성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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