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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예방이 최선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각 기관들도 아동학대 예방 교육, 홍보, 신고의무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실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가정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아동학대는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중점 관리가 요구된다는 점을 여실히 입증해 줬다. 이 때문에 피해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아동보호체계 인프라 확충과 치료지원 체계 구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울산시와 울산경찰청이 합심해 지역의 아동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해 칼을 빼든 것은 매우 적절하다.

송철호 시장은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아이의 미래를 바꾸고, 모든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울산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규 울산경찰청장도 "미래 세대의 주역인 아동을 보호하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의 조기발견 체계 구축, 아동학대 범죄 수사 역량 강화, 위기 아동 신속 대응체계 구축, 기관 간 협업체계 내실화, 즉각 분리제도 시행에 따른 대응체계 강화 등 다양한 대책도 내놓았다. 쓸 수 있는 카드를 총망라했을 정도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인공지능(AI)아동정서돌봄시스템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학대 여부가 불분명하고 아동분리조치 등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자체 통합사례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판단할 것이라 한다.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에도 힘을 모을 거란 얘기다.

아울러 피해 전력이 있는 학대 가정에 대한 주기적인 합동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와 피해 회복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일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단다. 향후 방향과 취지는 잘 살렸다고 본다.

문제는 추진력이다. 허울 좋은 포장 나열에만 그친다면 혼선만 가중되고 그저 구호에 그칠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지원과 예산의 뒷받침이 제대로 이뤄져야 바라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는 결국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행정이나 관련 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각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신경을 더 써야 한다. 그리고 시민 모두가 '아동학대 예방자'이자 '감시자'이면서 '아동보호 지킴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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