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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5~30년 사이 지구는 더 따뜻해지고 날씨는 더 극한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식량난이 일어나고 난민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종국엔 극지방의 만년설이 녹아 세계 대부분의 해안 도시가 물에 잠기고 현존의 세대는 향후 손자녀 세대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끔찍한 예언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러한 재앙은 온실가스 배출의 증가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증거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처럼 급격한 기후변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피해는 부자들보다 가난한 이들이 먼저 겪고 후세들이 그에 대한 고통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체계적인 준비와 세부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려야 하는 이유다.

최근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스웨덴의 18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환경운동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전 세계의 많은 청소년들과 환경단체 등이 금요일마다 '기후파업(Climate Strike)'이라 불리는 금요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그 여파는 상당하다. 청소년들은 국가 간 기후협약 등 많은 협의체들과 기후변화 대책의 중심에 있는 정치인들의 비적극적인 태도 때문에 자신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에 책임을 따지고 있다. 기후변화 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은 이미 다 밝혀졌고 이제는 해결을 위한 '행동'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해 다행스럽다. 울산시는 '제3차 울산시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울산시교육청도 교육 현장의 기후 위기 공동대응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특히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자 학생, 학부모, 교직원, 시민 등이 함께 참여하는 정책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급성에 비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그 결과에 대한 기대는 크다. 

울산시가 준비하고 있는 '제3차 울산시 기후변화 적응대책'은 2022년~2026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건강, 재난·재해, 물관리, 산림·생태계, 농수산, 에너지 등 6개 분야에서 전문가와 공무원이 함께 세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기후변화 적응을 이행하기 위한 5년간의 방향, 목표, 이행과제를 제시하게 된다. 

제2차 적응대책 추진성과 분석과 함께 기후변화 현황 분석 및 예측, 현재와 미래의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평가, 세부 과제 발굴 등을 주로 다룰 계획이다. 올해 말 확정 시행 때까지 철저하고 꼼꼼하게 살펴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기상이변에 특히 취약한 지역과 노인 등 취약계층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피해 발생 시 이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야 마땅하다.

울산시교육청의 정책토론회도 마찬가지다. 토론회가 열리는 내달 17일까지 온라인으로 제안을 받아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 가정과 지역사회와 연계한 실천과제로 나눠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후 위기를 지혜롭게 풀어가는 생태 시민 양성'을 목표로 기후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세부 추진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의욕만 앞세워서는 안 될 일이다.

울산도 해마다 기후변화를 피부로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일상의 문제가 되고 있어 발 빠른 대처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청이 '오점채고'(오늘 점심 채식 GO!) 동영상을 제작해 교육청 유튜브에 공개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동영상은 건강, 동물복지 증진, 기후 위기 대응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 인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교육청이 정책적으로 채식을 확대하는 이유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학교에서의 작은 실천이 앞으로의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계기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어 향후 반응에 더욱 관심이 간다. 

앞으로의 기후 위기가 얼마나 더 심각해질지 우리는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더 이상의 악화 현상을 막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처음 울산지역 내 학교에 도입된 고기없는 월요일과 채식 선택 급식 등도 이 같은 작은 행동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지금의 기후 문제는 나부터 나서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 뻔하다. 자신은 노력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의 노력을 바라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올해도 울산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폭염과 홍수, 가뭄, 병충해, 전염병 등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 가늠조차 안 된다. 철저한 선제대응책을 수립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이제는 '행동'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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