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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혁신도시 내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석유공사의 수장 인선이 4월로 연기됐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2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공기업 사장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4·7 재보궐선거 이후인 다음달로 개최 일정을 미뤘다. 이와 함께 울산항만공사 사장도 원점에서 인선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 해양수산부가 '신임 사장 후보 재추천 요구'를 하면서 울산항만공사는 4월 중 사장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동서발전과 석유공사는 사장 공모 절차를 실시하고 후보자 면접을 진행,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3~5배수)까지 끝냈다. 공운위에서 최종 후보를 2배수로 거른 후 이들 공기업은 주총을 통해 선임을 의결한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다.

 당초 지난 26일 공운위에서 동서발전과 석유공사 수장 인선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운위 개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 향후 기재부 차관과 공운위원 일정 등을 확인해 4월 초·중순께 공운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운위가 개최되면, 여기서 후보자를 확정한 후 인사검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4월 1~2일 예상됐던 동서발전과 석유공사 신임 사장 임명이 예상보다 보름 가량 늦춰질 수 밖에 없다. 2개 기관의 현 사장 임기가 끝난 상황이지만 신임 사장은 4월 중순 정도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 현 정부 함께할 '1년 짜리' 임기
4·7 재보궐선거라는 대형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터라, 이들 에너지 공기업 수장 인선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란 관측이다. 또 이번에 임명되는 석유공사와 동서발전의 신임 사장은 현 정부와 임기를 함께 하는 '1년 짜리'라는 점도 인선 연기 배경으로 제기된다.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중 유일하게 울산에 본사를 둔 동서발전은 올해 초부터 임추위를 꾸려 면접 등 후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왔다.

 박일준 현 동서발전 사장의 임기가 지난 2월 완료된 상태로, 관세청장을 지낸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울산 울주군 지역위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영문 전 관세청장은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울주군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3월로 양수영 현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석유공사도 앞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 5인을 선발, 공운위에 추천했다. 

 석유공사 신임 사장에는 정철길 전 SK 부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등학교를 나온 정 전 부회장이 SK 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에서 SK 구조조정추진본부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석유공사 체질개선에 적합한 인사라는 평이다. 석유공사는 부채가 20조원을 넘어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 정권 막판 캠코더 인사 우려도
울산항만공사 새 수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울산항만공사는 신임 사장 인선을 원점에서 재실시해야 하는 상황.  

 현 고상환 사장의 임기가 지난 1월로 공식 만료되자,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말 사장 공개 모집을 한 뒤 1월 면접을 실시, 3~5배수를 정부에 추천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의 결정은 '재추천'이었다. 지난주 해수부의 재추천 요청 공문을 받은 울산항만공사는 조만간 임추위를 갖고, 사장 공모 일정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울산항만공사 차기 사장 취임은 5월 중순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공기업, 공공기관 수장 인선이어서 정부가 막판 캠코더 인사를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여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공기업 수장은 물론 사외이사가 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공기업 관계자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정권에 대한 불신만 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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