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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골리앗 스크레인. 울산신문 자료사진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울산신문 자료사진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잇단 수주고를 올리며 강세를 띄우고 있다. 코로나19로 막혀있던 잠재 수요가 풀린 영향에 기인한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수에즈 운하 사고가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면서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대규모 수주에도 한국조선해양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후판 등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총 5,660억원 규모의 선박 7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유럽 및 아프리카 소재 선사들과 9만 8,000㎥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2척, 9만 1,000㎥급 초대형 LPG운반선 2척, 2만 3,000㎥급 소형 LPG운반선 1척, 5만톤 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올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으로, 길이 230m, 너비 36.6m, 높이 22.8m 규모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에탄운반선은 액화한 에탄(ethane)을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LNG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요구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선박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7척의 초대형 에탄운반선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LPG선 2척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하반기부터 인도될 예정이며, 소형 LPG선과 PC선은 각각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2022년 하반기와 상반기부터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해운운임 상승 등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양한 선종에 걸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풍부한 건조 경험과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61척, 50억 달러(5조 6,700억원)를 수주하며 올해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의 33.5%를 채웠다. 지난해 수주 부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잇따라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것. 

이 같은 수주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미뤄진 선박 발주 물량이 조금씩 풀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선뜻 웃지 못하는 상황. 

선박 건조 핵심 원재료 중 하나인 후판 가격 때문이다. 후판 비용은 전체 선박 건조비용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해 배를 만들고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연초부터 후판가격 인상을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최근 선박 수주가 늘었지만 수주 물량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1~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황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업계는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이라며 "후판 등 철강재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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