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험의 함정
'경험의 함정'

경험의 함정  로빈 M. 호가스 지음·사이·324쪽
해리포터 시리즈와 구글, 개인용 컴퓨터(PC). 이 세 가지는 21세기 우리 일상과 문화에 영향을 끼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독창적 아이디어일 것이다.

  그러나 해리포터는 편집자와 출판사로부터 열두 번이나 거절당했고, 마지막에 계약한 런던의 출판사 블룸스버리 역시 조앤 롤링에게 선금을 쥐꼬리만큼 지불하고 고작 500부를 인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경험 많은 예리한 사람들의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의사결정학 분야 교수와 행동과학 전문가인 두 저자는 '경험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책은 경험의 긍정적 측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경험의 어두운 면, 경험의 부작용과 관련한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급변하는 세상일수록 경험은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일수록 경험에 갇혀 사물의 일부 기능이나 성질에 집중한다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문화, 세상을 디자인하다'
'문화, 세상을 디자인하다'

문화, 세상을 디자인하다  최병구 지음·모과나무·199쪽
30년간 문화예술정책 업무를 두루 맡은 정통 관료 출신인 저자가 '문화주의(Culturalism) 시대'를 선언한 책. 

 문화주의란 문화적 가치가 세상을 바꾸어 가는 최고의 힘이라고 믿는 것이다. 문화주의는 인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자기 초월적이며 이타적 속성을 갖는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성장했지만, 사회적 양극화와 이에 따른 불평등, 세대·지역·젠더 간 대립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금이 바로 "문화주의적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인간의 존엄과 문화적 가치로 충만한 문화 사회의 길로 인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기원전의 라스코 동국 벽화부터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까지, 서양의 기계론적 자연관이 가져온 폐해와 문화예술이 21세기의 '오래된 미래'가 돼야 하는 이유, 그리고 문화예술창작활동에 대한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원정책 및 그 과정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문화주의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조명한다. 

'조선왕실의 풍수문화'
'조선왕실의 풍수문화'

조선왕실의 풍수문화  최원석 지음·지오북·670쪽
경상대 교수이자 명산문화연구센터장인 저자가 동아시아와 한국의 역사를 통틀어 풍수(風水) 문화가 가장 번성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 왕실 519년을 풍수 문화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살핀 책. 

 책은 조선 왕실이 사회 윤리를 강조하고 민생을 고려해 풍수를 실천했는데, 조선의 풍수 문화는 자연 지형과 인간의 삶터를 잇고 공간과 환경을 이해하는 틀로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풍수에 대한 믿음이 깊거나 활용 정도가 높았던 왕으로는 태조와 태종, 세종, 선조, 광해군, 정조 등을 꼽았다. 성종과 중종 등은 풍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태도를 가졌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조선 왕실에서 풍수는 대규모 공사와 관리 인력이 소요되는 국가적인 대사였다고 분석한다. 

 풍수가 왕권을 강화하고 드러내는 정치 사회적인 수단으로도 적극적으로 활용됐고, 국왕은 통치자의 절대적인 권위와 위업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풍수를 사용했다고 강조한다.  강현주기자 uskhj@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