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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준 동구의장
홍유준 동구의장

도시 발전은 도시의 소득증가와 같은 경제적 차원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반의 사회적, 문화적 삶과 환경의 변화를 연쇄적으로 수반한다. 
 
그래서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발전하지 않는 도시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업 도시로 발전해 온 울산 동구라는 도시가 쇠퇴하고 있다.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인구가 8년째 감소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2013년 17만 8,400명이었던 인구는 2021년 2월 기준 15만 6,200명까지 줄었다. 동구의 인구 감소는 조선업으로 대표되는 지역 경제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등으로 역대급 호황기를 누렸던 시기에 인구는 정점을 찍었고,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면서 인구 감소도 가팔라지고 있다. 
 
문제는 동구가 위기를 벗어날 동력이 될 수 있는 도시 인프라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광역시가 된 이후 울산에는 정부와 울산시의 주도로 도시를 변화시킨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 동구가 아닌 지역의 다른 구·군이 혜택을 입었다. 
 
중구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일환으로 추진된 혁신도시가 조성돼 한국석유공사, 한국동서발전(주) 등 10개 공공기관이 이전했고, 주변 개발까지 가속화 시켰다. 현재는 신세계가 혁신도시에 레지던스가 결합한 복합 시설 건립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품격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이뤄지고 있고, 지역 문화의 중심이 될 시립미술관도 건립되고 있다. 
 
북구에는 롯데 강동리조트 조성공사가 재개 되면서 민간투자유치를 동력으로 하는 강동권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울산 동서를 잇는 울산외곽순환도로 조성, 준고속열차와 광역전철이 다니는 송정역 건설 등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교통망 조성이 경제 활성화, 도시개발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북구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울주군은 2010년 울산의 관문인 KTX울산역이 조성된 이후 롯데의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등 울산시의 주도로 KTX 울산역세권 개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울산 최초의 공공 종합병원인 산재전문 공공병원, 원전해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원전해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아직 사업지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선정하는 도심융합특구 조성, 울산공공의료원 설립 등도 동구는 사실상 대상지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아울러 울산시가 국비 및 시비를 투입해 조성하고 관리하는 복지, 체육, 문화 등의 시설물 수도 동구가 가장 적다. 
 
이 같은 동구 발전에 대한 외면은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울산지역 내 구·군의 균형 발전은 감안하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사업의 대상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접근성 등 기존 도시 인프라가 중요하게 적용되는 점은 동구에게 크게 불리하게 적용된다. 
 
울산시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균형발전 관련 사업을 울산에 유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일뿐 구·군 균형발전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또 부산시, 경상남도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는 '동남권 메가시티', 포항시 경주시와 함께하는 '해오름동맹' 등 외연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동구는 예산 규모가 울산에서 가장 적어 스스로의 힘으로 대규모 사업을 통해 도시 발전 기반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지금처럼 현대중공업이 운명에 목메는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외딴섬처럼 고립될 뿐이다. 
 
동구라는 도시가 새로운 발전 동력을 얻기 위한 정부와 울산시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더 이상의 외면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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