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으로 1년 2개월 동안 남구 살림을 책임질 새 구청장이 선출됐다. 먼저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낙선자들에게도 한없는 위로와 함께 앞으로 울산 남구를 위해 선거운동 때 '주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부르짖었던 그 마음 그대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쏟아 줄 것을 부탁드린다. 

돌이켜보면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치러졌다. 과거에 있었던 시끄러운 로고송과 화려한 율동은 없었지만 후보자들 마다 장점과 개성을 부각시킨 전략은 돋보였다고 본다. 특히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한해 앞둔 시기여서 울산 민심의 향배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일부 네거티브 선거로 인한 정책 대결의 실종으로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부분도 없지 않아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선거는 끝났고 시민의 선택도 가려졌다. 다수결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단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새 구청장은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보다 그렇지 않은 유권자도 많다는 점을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 당선의 기쁨에 앞서 주민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상대 후보의 좋은 정책과 공약도 가능한 한 반영하도록 노력하는 일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당선된 새 구청장은 1년 2개월이라는 짧은 임기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할 책임도 있다. 지금부터 코로나19 대책을 우선 구현해야 하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가시화된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코로나19 관련 공약을 터무니없이 많이 쏟아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선명한 정책과 실효성 있는 공약이 빠진 부분도 있다. 오직 유권자의 표를 노린 장밋빛 공약만 난무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왔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세밀한 추진계획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남발한 공약은 과감히 버리고 실현 가능한 공약만이라도 헛된 구호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실천해야 할 것이다. 구민들은 과거 핵심 공약들이 폐기 처분되는 상황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새 구청장은 지금부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에게 어떻게 추진할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공감시켜야 한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미래지향적인 전문성을 높이고 희생정신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져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믿고 뽑아 준 유권자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