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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완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패인을 찾으며 '친문(친 문재인) 책임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부동산 정책과 검찰개혁 등 문재인정부의 기조를 주도해온 친문 세력이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사퇴 이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마저 친문 일색이란 비판을 받고 있어, 당 쇄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친문'을 저격한 건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노웅래 의원이다. 
 그는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표 친문인 도종환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벼랑 끝에 서서 쇄신해야 하는 마당에 쇄신의 얼굴로 당내 특정 세력의 대표를 세우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는 친문 정치인 모임인 '민주주의4.0'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비대위는 도종환 의원뿐 아니라, 친문이 주축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들이 합류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당 지도부 총사퇴로 인해 공석이 된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놓고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당초 최고위원의 경우 중앙위에서 뽑기로 한 상태지만, 새로운 당 대표와 함께 5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자는 의견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황운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가 구성되는 과정에서 당원의 의사가 좀 더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며 "최고위원도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도 "최고위원을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지 않고 전당대회에서 선출했으면 한다"며 "비상적 상황의 비상적 권한일수록 당원으로부터 위임받는 것이 향후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권위와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5일 앞으로 다가온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는 '정세균(SK)계' 안규백(60·4선), '친문' 윤호중(58·4선), '충청' 박완주 의원(55·3선) 간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의 잘못으로 지적받은 '무능과 위선, 오만과 독선'에 대해 상당한 책임이 있는 분이 아무런 고백과 반성 없이 원내대표와 당 대표로 당선됐을 경우 국민들이 우리 당이 바뀌고 있다고 인정해줄까 두렵다"면서 "우리 당이 부정적 평가를 받는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가급적 이번 당내 선거에 나서지 않으시기를 바란다"며 윤 의원을 겨냥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 50여명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더민초)''20·30대 의원(가칭)' 등 제각기 조직을 구성해 친문 일색의 권위적인 당내 분위기에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오는 12일 공식 첫 회의를 갖고 당 쇄신을 위한 본격 논의에 착수한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는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뒤이어 다음 달 2일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뽑아 쇄신 작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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