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모바일뱅킹 등 이용 확산 내점 고객 줄어 지역 시중 은행들, 지난해 점포 9곳 정리 비대면시대 인력·창구 감소 지속 불가피 |
'은행은 몸집 줄이고 커피전문점은 몸집 불리고',
코로나19로 대표적으로 달라진 울산 상권 지도다. 울산에 은행은 133개점 영업 중으로 지난해 9곳이 폐점했다. 반면, 커피점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지역에 200개 넘게 창업했다.
13일 금융감독원·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울산의 은행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133개점으로, 1년 전보다 9개점이 줄었다. 국민은행과 경남은행, 신한은행 등이 울산에서 영업점을 닫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은 2019년 말 142개에서 작년 말 133개로 9개(6.3%) 줄어, 은행 점포 감소율로는 인천, 대전, 부산에 이어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은행점포의 축소 배경은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를 꼽는다. 코로나19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확대되고 은행들도 같은 지역 내 중복된 점포를 대폭 정리한 영향이다.
지역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점포 고객 감소가 가속화됐다"며 "금융 관련 기술 발달 등으로 이미 인력은 매년 줄고 있어 향후 문을 닫는 점포 수 또한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총 6,405개로 2019년 말과 견줘 304개 줄었다. 30개 점포가 새로 생겼고 334개 점포가 폐쇄됐다. 지난해 점포 수 감소 폭은 2017년(312개) 이후 최대치다. 점포 수 감소는 2018년엔 23개, 2019년엔 57개였다.
지난해 은행 점포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인천시였다. 인천의 은행 점포는 2019년 말 317개에서 작년 말 289개로 28개 줄어 8.8% 감소했다. 이어 대전시(176개→161개·-8.5%), 부산시(566개→524개·-7.2%) 순이었다. 그 뒤를 서울특별시(2,063개→1,948개·-5.6%)가 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점포 83개의 문을 닫아 폐쇄점포 수 1위를 기록했고 부산은행은 22개, 경남은행은 14개가 폐쇄됐다.
비대면으로 은행업무를 보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점포가 줄어드는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 커피전문점 제과·주점 등 식음료업 대부분 타격 불구 커피전문점 1년새 14%↑ 204곳 신장개업 상대적 영업제한 적고 창업 접근성 등 장점 |
울산에서 커피전문점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창업이 활발했다.
국세청의 '등록 사업자 현황자료' 분석결과, 지난 1월 기준 전국 커피음료점은 7만 1,906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불어났다. 커피음료점은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후 먹거리와 관련한 19개 업종 가운데 사업체의 늘어나는 속도가 가장 빨랐다.
울산에 영업 중인 커피음료점은 1,656개로 일 년 전보다 14.1% 늘었다. 1,452점에서 204개 커피점이 더 문을 연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제주에서 커피전문점이 284곳 창업하면서 1,517곳으로 전국 1위 증가율(23%)을 나타냈다. 이어 전남(22.3%), 광주(20.8%), 경남(18.9%), 강원(16.7%), 세종(16.4%) 등 전국 광역시도 모두 커피점 창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점이 고용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퇴직자 등이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으로 꼽혀서라는 분석이다. 대면 서비스업이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시간 제한 등이 심하지 않았던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일반음식점, 제과점, 주점 등 울산지역 대부분의 식음료 자영업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가 발표한 2020년 지역 식품위생업소 신규·폐업 영업 실태를 조사·분석 결과를 보면, 이전 5년(2015~2019년) 평균과 비교해 개업은 2%(2,449곳) 줄고, 폐업은 2%(1,757곳) 늘어 경기지수 감소 폭이 4%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유흥업소가 개업 59% 감소, 폐업 46% 증가로 경기지수가 105% 감소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다음으로 제과점과 위탁급식의 경기지수가 각각 36% 줄어 뒤를 이었고, 집단급식소 33%, 단란주점 23%, 일반음식점 4% 감소했다. 단란주점은 개업이 73% 줄었으나 폐업 또한 50% 줄어 전체적인 경기지수 감소 폭도 다소 줄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