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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우 이학박사 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1854년 영국 런던 시내에서 갑자기 창궐한 콜레라는 사망률 50%가 넘는 무서운 전염병이었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바람 따라 날아오는 나쁜 공기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존 스노우는 콜레라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기 위해 런던 시내의 지도 위에 집집마다 감염자의 수를 표시하며 콜레라 감염지도를 제작했다. 그리고 환자들이 감염 전에 이동한 경로와 행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콜레라 환자들이 시내 중심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존 스노우는 주민들을 설득해 우물을 이용하지 못하게 우물 펌프의 손잡이를 제거했고, 
 
그 이후 콜레라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이러한 존 스노우의 조사활동은 전염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역학'이라는 새로운 의학 분야를 만들어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한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도무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700명에 이르자 정부는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을 4차 유행의 초기 단계로 규정하면서, 이번 4차 유행의 확산 규모는 지난 3차 유행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여간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 상당수는 정부의 4차 유행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이다. 
 
몇몇 국민들은 매 주말마다 방역 당국자가 안내하는 말은 결국 '이번 주말이 고비입니다'라는 말밖에 없다고 푸념한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까지 확인된 역학자료들을 분석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4차 유행의 예측 근거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 '감염재생산지수'가 최근 2주째 1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따라서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확진자가 계속 증가한다는 의미이고 1 미만이면 확진자가 점점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최근(4월 4일~10일) '감염재생산지수'의 전국 평균은 1.12로 조사됐다. 즉,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1.12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 700명을 넘어 조만간 1,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주간 평균 확진율'이 계속 상승세에 있다는 것이다. '확진율'은 코로나19 진단 검사자 중 확진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평일과 비교해 주말에 확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요일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주간 평균 확진율'의 추이를 분석한다. 최근 한 달간(3월 15일~4월 12일) '주간 평균 확진율'을 비교해보면 1.13%→1.28%→1.53%→1.7%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확진율이 높을수록 지역사회 내에 숨은 감염자들이 많이 퍼져있다는 의미이고 지난 3월 이후 확진율이 계속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들이 발생할 것이 충분히 예측된다.
 
이상 두 가지 지표에서 충분히 알 수 있듯이 4차 유행의 도래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4차 유행의 정점에서 몇 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인지 예측하기 위해 1차, 2차, 3차 유행마다 초기와 정점에서 확진자 수를 비교해봤다. 
 
1차 유행 초기에 약 10명의 확진자가 정점에서 851명이 됐고, 2차 유행 초기에 약 30명의 확진자가 정점에서 441명이 됐으며, 3차 유행 초기에 약 100명의 확진자가 1,237명이 됐다. 

이를 분석해보면 유행 초기의 확진자 수보다 최소 12배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함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이 4차 유행 초기라고 간주한다면 정점에서는 700명의 12배인 8,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유행의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어 4차 유행이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1차 유행은 약 20일간 지속됐고, 2차 유행은 1개월 그리고 3차 유행은 2개월 지속됐다. 그렇다면 4차 유행은 약 3~4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 예측된다. 이에 따라 누적 확진자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4차 유행에 대비해 병상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우리 국민들도 공동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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