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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박병석 의장을 비롯한 전국시도의장협의회 의장단은 14일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2021년 제3차 임시회를 열고 공동현안을 논의했다.
울산시의회 박병석 의장을 비롯한 전국시도의장협의회 의장단은 14일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2021년 제3차 임시회를 열고 공동현안을 논의했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가 14일부터 오는 16일까지 2박3일간 제주도에서 진행하는 올해 세 번째 임시회 일정이 시민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유행의 문턱에 처한 엄중한 시기에 모범을 보여야 할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이 회의를 빌미로 제주 관광호텔을 빌려 사흘씩이나 단체로 머무는 것이 온당한 처사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사흘간의 일정 중에는 첫날 임시회와 이튿날 오전 지방자치법 특강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관광과 개별 자유일정으로 채워졌다.

14일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제3차 임시회를 제주도 제주시의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열고, 이날부터 16일까지 2박3일 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회에는 박병석 울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의회 의장 전원과 수행비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문제는 전체 사흘간의 일정 중 절반은 임시회와 지방자치 전문가 특강을 듣는 시간계획을 짜놓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사실상 관광과 개별 자유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당국의 통제 속에 제대로 된 여행이나 관광은 고사하고 봄꽃 구경조차도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의 이번 제주 임시회 공식 경비는 1,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호텔 숙박비 등은 제주도의회가 부담하고, 수행원의 숙박비 등은 각 시·도의회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모든 경비는 고스란히 시민의 세금이다.
의장협의회는 지난 2월 3일 연 올해 첫 임시회는 비대면 영상회의로 진행했고, 이어 지난달 18일 2차 임시회는 대전에서 당일 일정으로 개최했다.

반면, 전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700명대로 치솟는 상황에서 제주시의회가 주최한 이번 임시회는 온텍트 방식이 더 절실했음에도 굳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잡아 회의보다는 관광·유람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꽂힌다.

의장협의회 측은 코로나19 4차 유행의 위기 속에 굳이 제주에서 그것도 2박 3일간 임시회를 갖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오래 전에 일정이 잡혀 있었고,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논의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의장협의회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회의와 만찬 등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사회에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와는 별개로 송철호 울산시장까지 자가격리 중인 상황에서 시민 대의기관의 수장인 박병석 의장이 이번 제주 임시회 참석을 재고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14일 오후에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선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 촉구 건의안 △그린뉴딜 완성을 위한 관련 법률 제·개정 촉구 건의안 △간호인력 확충을 위한 지역공공간호사 도입 건의안 △결산검사 효율성 제고를 위한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 촉구 건의안 등 각 시·도의회에서 제출한 총 16건의 안건이 처리됐다. 이와 함께 긴급 안건으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철회 촉구 성명서 채택 건도 논의됐다.

울산시의회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의료 환경은 민간 의료기관 마저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의료격차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회는 이어 울산은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으로 인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병상수 부족으로 지역 환자를 타 지역에 이송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 촉구를 건의했다.

울산시의회 박병석 의장은 "울산 시민의 코로나19 감염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감염병 대응 체계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역의 공공 의료체계 확충을 통해 국가적 감염병 발생 시 지역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국민 전체의 생명과 건강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며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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