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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주력사업장을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모색 중인 현대차와 한화 등이 기업 가치 제고와 순환출자 해소,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등으로 분주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복귀하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권을 물려받을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비롯해 세 아들 모두 경영일선에 있다.

한화 경영승계는 시스템통합(SI) 사업 등을 하는 에이치솔루션이 키를 쥐고 있다. 이 회사는 김 사장이 지분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와 삼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각각 25%씩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 또 다른 지주사 형태를 띠고 있다.

실질적 지주사격인 ㈜한화의 최대 주주는 지분 22.65%를 가진 김 회장이다. 김 사장이 4.44%, 김 전무와 김 상무보가 각각 1.67%를 갖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화의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며 지분율을 4.2%에서 5.19%로 끌어올렸다.

㈜한화와 한화솔루션간 합병,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후 합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연내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도 에이치솔루션 등 지배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승계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비상장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공식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 IPO(기업공개)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작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이 회사 지분 11.72%, 4.68%를 각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보유 지분을 매각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지분 23.29%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하면 핵심 계열사 지분이 많지 않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려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하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지분도 2.62%다. 결국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모비스나 현대차 지분 매입에 나서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기아'로 이어지는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은 연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서다.

정 회장 등이 가진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0% 가량 매각해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피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려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울산산업계에선 "SK그룹이 먼저 SK텔레콤[017670]의 인적 분할을 통한 중간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도 가시권에 들었다"는 전망과 함께 "현대차와 한화 등 다른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시장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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