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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정 사회부 기자
강은정 사회부 기자

본격적인 등산철을 맞이해 영남알프스 9봉 중 하나인 재약산을 오르기 위해 주암계곡 코스를 택했다. 등산동호인들이 극찬을 하던 코스여서 험난한 걸 알면서도 일부러 이 코스로 산을 올랐다. 40분쯤 오르자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 사이로 올랐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표지판도 없었고, 등산인들이 나무에 매달아놓은 표식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40분을 헤매다 억새가 가득한 곳에 올랐다. 
 
등산앱으로 내비게이션을 켜서 방향을 잡다 보니 등산로와 마주했다. 같이간 일행들은 “등산로를 알려주는 표지판 하나 없네"라고 말했다. 재약산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로 곳곳의 표지판은 대다수가 쓰러져있었고, 삼거리길 등이 자주 나왔는데도 표지판이 없어 내려오는 등산객들에게 물어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일행은 “은화 메달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 기본적인 표지판, 등산로 정비 등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최근 경남 양산시가 명품 양산 2,000리(800km) 둘레길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사업비 6억원을 확보해 천성산, 영축산, 금정산, 신불산, 대운산, 오봉산 등을 하나로 연결하고 임도, 산책로, 등산로 등 보행로를 단절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산마다 특색 살린 코스를 설정하고, 코스별로 설화와 전설 등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구상까지 밝혔다. 오봉산은 낙동강 절경을 테마로 한 길, 천성산은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성인으로 이끌었다는 설화가 서린 공룡능선 등산로를 정비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내판과 등산 코스를 알리는 방식이다. 
 
영축산은 통도사 경내 무풍한송로와 사찰 암자 순례길을 하나로 묶어 불교 순례길로 특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이미 본보에서 지적한 영남알프스 9봉에 대한 조언과 부합하는 내용이다. 
 
울주군이 기념은화 제공으로 편성한 6억여원과 양산 명품 둘레길 조성 6억원의 가치는 1년 후만 보더라도 달라져있을 것이다. 0원의 가치일지, 6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울주군의 판단이 제대로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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