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 의원
김기현 의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차기 원내사령탑 경쟁이 본격화됐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조기 퇴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신임 원내대표 주자들이 속속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김태흠 의원이 18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두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영남권 기반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울산시장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울산이 고향이지만 부산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이다. 온화한 성품이면서 전략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하면서 "제갈량 같은 전략가"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현 정권의 핵심 의혹으로 꼽히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당사자로서 상징성도 가진다.

충청 기반의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시·서천군)은 3선 의원으로 잔뼈 굵은 당직자 출신이다. '야당 내 야당'으로 불릴 정도로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의 소신형이다.

특히 2019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당시 단체 삭발 때도 다른 동료 의원들이 주저한 것과 달리 공언대로 삭발하기도 했다.

두 의원이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면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의 거취 표명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에 따르면 4선의 권성동 의원, 3선의 유의동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 대표대행의 원내대표 임기는 5월 29일까지이지만 조기 사퇴하면서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이달 말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3명 이상이 경쟁하는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을 동시 선출하던 규정을 바꿔 분리 선출하기로 결정하면서다. 그동안은 원내대표가 정책위의장 후보자를 러닝메이트로 삼아 함께 출마했지만 앞으로는 원내대표를 먼저 뽑고 선출된 원내대표가 당 대표와 협의해 정책위의장을 고른 뒤 이를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이 때문에 4선 이상 다선의원들에 비해 러닝메이트를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3선 의원이나 후발주자 등의 출마 부담이 줄어든다. 실제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러닝메이트를 확보하지 못한 의원들이 줄줄이 출마를 포기했다.

이번에 선출될 원내대표는 당 대표 대행을 맡아 이르면 다음 달 치러질 전당대회 준비를 지휘한다. 또한, 얼마 전 선출된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원내 현안 협상이라는 중책도 맡게 된다.

앞서 윤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재배분 가능성을 일축하고, 협치보다는 개혁완수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새 원내대표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4선의 윤호중(경기 구리시) 의원이 3선의 박완주(충남 천안시을)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서울=조원호기자 gemofday1004@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