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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뜨면 자식 걱정을 하는 게 우리 부모들이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자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딸자식을 둔 부모들은 요즘 외줄 타는 광대의 심정이라 한다. 곳곳에 지뢰가 널려있고, 도처에 철조망이 깔린 형국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이나 정부가 청소년 문제를 도외시하거나 뒷전 취급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울산광역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진단, 관리, 치료까지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건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이 차단되고 관계 맺기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 학생 정신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학생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속적인 실행과 점검도 이뤄져야 하겠다.

시교육청은 지난주 자살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생명존중 및 정신건강 증진 계획과 함께 전문상담기관,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과 교육기관이 협력해 위기학생 발생 즉시 진단·관리·치료까지 원스톱으로 지원체계를 구축해 생명존중 문화 조성에 노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비대면 상담 및 모바일 기반 청소년위기 문자 상담망인 '다 들어줄개'를 통해 24시간 365일 모바일 상담으로 위기 상황을 수시 파악하고 위기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다 들어줄개'는 너의 이야기를 '다 들어줄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청소년의 고민을 더욱 가까이에서 나누고자 만들어진 모바일 상담 서비스다.

또 시교육청은 학생 발달단계에 맞는 생명존중과 자살 예방교육 시간을 지난해 4시간 이상에서 올해는 연간 6시간 이상으로 늘려 관련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학교 내 상담과 놀이 치료를 진행하는 '마음건강 교실'도 공모를 통해 초·중·고교 각각 5개교씩 모두 15개교를 선정했고, 학교당 100만원의 예산도 지원했다. 차분하고 꾸준하게 진행하다 보면 상당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소년 문제는 때를 놓치면 안 한만도 못하다. 모든 학교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 대상으로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때 실행하고 내용도 내실화해 역량을 높여야 한다. 모든 학생이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시교육청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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