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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창 울산공항기상대장
안기창 울산공항 기상대장

지난 3월 29일에서 30일까지 전국에 걸쳐 황사특보가 내려졌고 울산에서도 황사가 관측됐다. 
 
가장 농도가 높았던 시간은 29일 18시 40분경에 377㎍/㎥으로 평상시의 10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시 울산지방은 북~북동풍이 5m/s 정도 불었는데 1,000㎍/㎥ 안팎의 높은 농도를 보인 서해안과 제주도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울산과 인접한 부산에서도 900㎍/㎥의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황사 유입을 감소시키는 북동풍과 1,000미터가 넘는 영남 알프스의 지형적인 영향으로 농도가 다소 낮아진 효과가 있었다. 
 
지루했던 찬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면 나들이 생각이 간절해진다. 지난 겨울은 12월과 1월 중순까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겨울답지 않게 기온이 올라가 2월에는 20도가 넘는 기온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는 꽃들이 일찍 개화하고 나무와 풀들도 이르게 푸른빛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무렵 다시 기상 및 항공 관련 종사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황사(黃砂, Asian Dust)다. 
 
황사란 황사 발원지인 중국이나 몽골의 황토지대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바람에 의해 상승해 편서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 서서히 가라앉는 현상 또는 그 모래먼지를 말한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는 토우(土雨), 흙비라고 불렸다. 
 
보통 겨울에는 황사 발원지에 대륙고기압(고기압권에서는 하강 기류)이 지배하고 있으나, 봄철이 되면 지면 기온 상승으로 인해 저기압(저기압권에서는 상승기류)이 자주 형성된다. 또한 겨울철 언 눈이 녹은 후 점차 건조해지고 수풀이 무성히 자라기 전인 봄철이 황사가 발원하기에는 최적의 기간이 된다. 
 
그래서 2000년 이후 울산의 황사발생 통계자료를 보면, 연평균 황사발생일은 약 7일(2001~2020년 황사발생일수 121일)이지만 봄철인 3~5월이 약 5일(2001~2020년 황사발생일수 95일)로 대부분 봄철에 발생함을 알 수 있다. 2019년의 경우처럼 가을과 겨울철에도 한반도에 황사가 가끔 관측되기도 한다.
 
황사가 발생하면 건강과 위생에 유의해야 하지만, 항공기 안전운항에도 영향을 준다.
 
화산재는 입자가 굵고 농도가 짙어 항공기 엔진에 들어갈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주기도 하지만 한반도에 유입되는 황사는 굵은 입자들이 떨어져 나간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항공기의 엔진이나 기타 장비에 장애를 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다만 항공기표면에 붙게 되면 표면의 마찰증가로 인한 양력감소로 인해 세척을 자주 해줘야 한다. 또한 황사특보가 발표됐다고 해서 바로 항공기 운항을 중지하지는 않는다. 황사특보가 발표됐고 황사로 인해 시정이 당해 공항의 이착륙 기상최저치(울산공항 800m) 미만이 되는 경우에는 항공사에서 운항 중지를 결정한다.
 
한편 지상 인력들은 황사가 호흡기 및 폐 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눈병이나 피부염 및 피부 알레르기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황사가 심한 날에 외부 노출은 줄이며,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
 
황사 전망시에는 발원지의 기상요소 즉 지상기온, 강수량, 강설량, 지상 풍속값과 9가지의 기후지수를 활용해 전망하게 되며, 황사 발원지에 강수량이 적고, 토양 수분이 적으면 황사 발원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 봄 황사의 발생일수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황사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기상정보와 예보, 특보를 발표하므로 항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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