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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출신 4선의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사령탑에 진출하면서 울산의 정치적 위상이 크게 올라가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뛸 보수진영의 울산시장 후보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이미 5~6명이 울산시장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지만,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김 원내대표의 입장에선 세대교체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 보수진영에선 김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기 전부터 울산시장 후보군 중 총선 불출마나 낙선으로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한 3~4명의 인물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김 원내대표도 이들에 대한 지역 여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세대교체론을 부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자진 퇴진을 유도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원내대표가 광역단체장 후보를 낙점하는 직접적인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당대표와 최고위원들로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에서 지방선거 후보공천 방침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후보 구도에 얼마든지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올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일단 내년 울산시장 후보 구도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된 셈이다.

문제는 이번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에서도 확인했듯이 최종 후보 선출은 100% 여론조사를 통해 뽑게 된다는 점이다.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세대교체론이 일 경우 386세대인 현역 국회의원들이 유리하겠지만, 인위적인 특정 인물 배제 없이 100% 여론조사 경선으로 갈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지명도를 가진 전직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출신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반론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김 원내대표의 출현으로 울산의 보수진영에 조성된 혁신의 시험 무대가 화려한 경력과 관록으로 무장한 전직 국회의원에 의해 무위로 끝날 지 지역정가의 이목이 쏠린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국민의힘 울산시장 예비후보군 중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 출신의 정갑윤(71) 전 의원은 최근 자서전을 출간하고, 선거 출정을 알리는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있다.

또 울산시장 3선과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맹우(70) 전 의원은 매머드급 산악회 구성을 통해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관료 출신인 박대동(70) 전 의원과 김두겸(63) 전 남구청장도 내년 지방선거 채비에 들어갔고, 현역 국회의원 중에선 이채익(66·울산 남구갑)·서범수(58·울산 울주군) 의원이 출마를 고려하며 서서히 행보를 넓히고 있다.

한편, 김 의원이 새 원내대표에 선출되자 국민의힘 울산시당과 지역 국회의원들은 "정치 변방 울산이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우뚝 선 쾌거"라며 박수쳤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식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민주당 인사들 중에선 "당을 떠나 지역으로 봐서는 잘된 일"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지역 관가에서도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울산 출신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국가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거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달 30일 낸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당선을 알리며 "이는 울산이 변방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으로 우뚝 선, 획기적인 정치사적 쾌거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정권교체와 지방선거 승리의 준엄한 명령을 김기현 의원에게, 그리고 산업수도 울산에 힘을 실어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논평에선 이어 "김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은 문재인 권력이 수십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그토록 죽이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혐의를 잡지 못해 살아남은 유일한 정치인에게 현 정권과 민주당에 대항할 야당의 지휘권을 넘겨준 사건"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시당은 "국민이 실어준 힘 있는 야당의 행보는 오직 국민을 위해 민생을 위해 써야 할 것"이라며 "4·7 재보선이 준 교훈은 주택, 일자리, 공정과 정의였다.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국민의 삶이 달라지는 정치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울산의료원 등 울산의 산적한 현안에 국민의힘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주문했다.

시시당은 논평을 마무리하며 "새로 선출된 김 원내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을 목표로, 여당과 상생할 것은 하고,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를 무너뜨리고 민생을 외면하는 여당에게는 단호한 대여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가치를 확장하고, 세대를 확장하고, 지역을 확장해 정권교체에 선봉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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