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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희 중구 안전총괄과 안전정책계장

지난해 1월, 우리나라에 코로나19 1번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 3개월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세 차례의 코로나19 유행이 있었다. 2020년 2월에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1차 유행'이 있었고, 8월에는 수도권을 연쇄 감염으로 한 '2차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11월에 시작된 '3차 유행'은 앞의 두 차례 유행과는 달리 특별한 집단 감염사례 없이 불특정 집단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11월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하루 400~500명을 넘나드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한 우리 K-방역의 핵심 대책은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타 국가와 달리 개인 방역을 준수하는 국민성에 힘입어 수차례의 난관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됐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하는 과정은 '방역과 일상의 균형점'을 찾는, 이제까지 경험한 바 없는 정책적 의사결정이었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맞서 연합 전선을 펼쳐왔다. 그 최전선에는 의료진과 역학 조사관, 자가격리자 담당 공무원을 비롯한 현장 요원들이 서 있다. 이들은 K-방역 3T, Test(검사·확진)-Trace(역학·추적)-Treat(격리·치료) 모델을 따라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힘든 환경을 조성해 현장 요원들을 후방에서 지원해 왔다. 이 중 누구 하나라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이 연합 전선은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으로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발생하는 자가격리자 관리 등 현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여러 차례의 단계조정과 대응체계의 개편, 모니터링 방안 수정 등 개선된 점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철저한 생활방역수칙 준수가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으며 추가 확진자를 미연에 방지하고 지역사회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와 1년 넘게 전쟁을 치르면서 몇 달만 참으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계 격상과 하향을 반복하고 있다. 또 '코로나가 종식되면 만나자'라며 만남을 미룬 것은 기약 없는 약속이 됐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할 지 알 수 없다는 점은 우리를 점점 더 버티기 힘들게 만들면서 피로감이 누적돼 코로나19 경각심마저 느슨해지고 있다. 
 
목욕탕, 사우나 발 집단감염 발생, 친인척, 지인 간의 모임 등 소규모 감염에서 발생한 n차 감염은 '나 하나쯤은'이라는 사소한 방역수칙 위반이 코로나19 종식을 크게 위협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렇게 코로나19 경각심에 대한 느슨함이 또 다른 위험 요인인 것을 확인한 만큼, 개개인의 적극적인 예방 활동이 곧 예방 백신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즉, 타인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 된다는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사회적 책임의식을 지닌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나'로, 코로나19 시대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턱 끝까지 차올랐던 호흡이 편안해지고 몸에 느껴지던 통증이 사라지는 지점이 찾아온다. 이를 '러너스 하이'라고 일컫는다. 1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가 지치고 고통스러운 지금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돼 예방접종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3월 27일 기준 1분기 접종대상자의 84.2%, 2분기 접종 대상자의 19.5%에 대해 접종을 완료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처럼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참고 달리다 보면 집단 면역이라는 '러너스 하이'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너머에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골인 지점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 닿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만이라도 불필요한 외출을 피하고 모임을 삼가 하자. 우리 주변 곳곳에 살펴 볼 수 있는 방역 예방 수칙을 한 번 더 마음속으로 읊조려 보자. 그러면 코로나19 종식의 날은 더 빨리 가까워질 것이다. 
 
지금 화사하게 피어있는 봄꽃들이 우리를 유혹하지만, 우리 각자와 모두를 위해 조금만 더 참자. 코로나19 종식이 찾아오면 오는 겨울에는 중구 원도심에서 다 함께 눈꽃을 볼 수 있는 눈꽃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때를 기약하며 봄꽃놀이는 내년으로 미루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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