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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동구선거관리위 주무관
박종철 동구선거관리위 주무관

5월은 특별한 달입니다. 다른 달에 비해 기념일이 많은 달입니다. 
 
5일 어린이날과 8일 어버이날이 있어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1일은 근로자의 날이어서 상당수 기업체에서 근로자에게 휴일을 부여합니다. 15일 스승의 날이 있어, 잊고 지내던 감사한 선생님께 안부를 전하기도 합니다. 가정의 달이어서인지 성년의 날(17일), 부부의 날(21일)도 5월에 있습니다. 
 
하지만 5월에 '유권자의 날'(10일)이 있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5월을 맞아 '유권자의 날'의 의미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꿈에 그리던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1948년 5월 10일 우리나라 최초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인 국회의원 총선거를 실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총선거로 뽑힌 국회의원들은 제헌 국회를 구성해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했고, 여기에는 국가의 조직·구성은 물론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권 규정도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의 헌법이 그해 7월 17일(제헌절) 공포됐고,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습니다.
 
이렇듯 5월 10일은 대한민국 정부를 구성하는데 있어 시작점이 됐던 선거날이며, 최초의 전국적이며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로서 민주적인 선거가 치러졌던 뜻깊은 날인 것입니다. 이날을 기념해 투표의 가치와 선거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되새기고자 5월 10일을 법정기념일로서 '유권자의 날'로 지정하게 된 것입니다.
 
5월 10일 총선거가 치러질 당시의 포스터를 보면 '기권은 국민의 수치, 투표는 애국민의 의무'라를 구호를 통해 참여를 독려하는 문구가 보입니다. 당시의 선거는 헌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첫 과정으로서의 선거였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선거의 무게감과 투표 한 표의 가치와 역할이 대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투표율은 95.5%를 기록했습니다.
 
현재로 돌아와서 오늘날의 선거를 생각해 봅니다. 역대 공직선거 투표율을 살펴보면 대통령선거를 제외하고는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는 투표율 60%를 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가장 최근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66.2%)와 지방선거(60.2%)는 60%를 넘었으며, 조금씩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60%의 투표율이면 당선자가 66% 정도의 고득표율로 당선되더라도 유권자 5명 중 2명만 지지한 셈이 돼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결과가 됩니다. 유권자의 의사가 좀 더 반영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선거는 해가 바뀌어 때가 되면 돌아오고, 투표권을 행사할 기회는 다시 주어질 것입니다. 시간이 되면 다시 돌아오는 당연한 기회인듯 하지만 그렇게 가벼이 지나치기에는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이 새삼 오롯이 느껴집니다. 나의 한 표, 너의 한 표가 모여 우리의 표가 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게 될 테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민주적인 선거가 시작됐던 1948년 5월 10일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투표의 가치, 선거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5월 10일 '유권자의 날'이 그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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