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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사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동구청사 전경.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이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문화기반시설 수가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가운데, 울산 내에서도 특히 동구가 가장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기 때문인데 이에 동구지역 주민들은 문화시설을 확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 '2020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울산지역 문화기반시설은 46곳이다.

이는 17개 시·도 가운데 16위로 최하위권 수준이다. 1위는 경기도 567곳, 17위는 세종 22곳이다.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중구 7곳 △남구 11곳 △동구 3곳 △북구 11곳 △울주군 14곳이다. 이 가운데 동구지역만 3곳으로 유독 문화시설이 부족하다.

동구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에서 운영하던 체육·문화시설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그러나 2014년 조선업 불황이 찾아오면서 현대중공업은 운영해 오던 미포회관, 서부회관, 동부회관 등 5개소를 매각했다. 현재는 현대예술관과 한마음회관 2개소만 운영 중이다.

문제는 현대중공업이 동구 지역 문화시설 운영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문화시설 확충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갑작스레 문화시설을 확보하려니 부지도 없고 재정도 열악해 당장 만들 수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난 2016년 화정동 산 160-4 일대에 추진하던 복합문화시설 건립 사업은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타당성이 떨어져 잠정 보류됐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부족한 문화인프라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동구청 민원게시판에는 '대왕암 관리사무소 내 전시공간 확보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민원인 권모씨는 "예전 한마음회관 갤러리에서 써클이나 단체의 전시회도 했었으나, 갤러리가 없어지면서 동구지역에는 전시할 공간이 없다"면서 "대왕암공원 관리사무소 건물 1층 오른쪽에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으나, 코로나 전에는 전시공간으로 활용을 했었는데 앞으로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뜩이나 동구에 문화회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공간이 부족해 없는 공간도 발굴해야 할 처지에, 있는 시설마저 말이 많다는 이유로 활용을 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있을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동구 문화시설을 재점검해 전시공간 및 문화공간을 확보하고, 나아가 문화회관 건립도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지역 내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당장 확충은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구 관계자는 "시설을 하나 지으려면 사전절차도 너무 많고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동구지역 대부분이 그린벨트와 산으로 이뤄져 있어 부지확보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장기적으로 보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일단 짓고 있는 화정공원 어울림문화센터에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 등이 조성되고, 남목체육센터 안에도 문화시설을 계획 중이다"고 전했다.  김가람기자 kany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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