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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철새 서식지가 '국제철새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Flyway network site)'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이는 세계 철새 전문가와 국제기구로부터 철새 부양 능력과 생태적 가치의 우수성을 공인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더욱이 이번 등재가 동해안 도시 최초이며 도심 내 하천으로 지정된 것은 처음이라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한다. 공해를 연상시키는 산업도시가 이제 환경보존의 대명사로 꼽히는 철새도시로 세계에 얼굴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매우 값진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울산시는 그저께 환경부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Network Sites)이 태화강, 외황강, 회야호, 선암호, 울산만 등 총 57.59㎢ 구역을 에프엔에스(FNS)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 등재신청을 내고 실패를 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삼호대숲 백로 개체수 조사, 제8회 아시아 버드페어, 철새서식지 관리자 워크숍, 자연환경조사 등을 통해 유무형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상지를 외황강, 회야호 등으로 확대해 신청한 것이 주효했다. 물론 철새를 보호하려는 울산시와 시민의 노력이 큰 밑거름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AAFP 더그 와킷슨(Doug Watkins) 사무총장도 울산시의 철새 부양능력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울산 태화강 철새서식지는 최근 3년간 평균 4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찾고 있다. 흰죽지, 흰줄박이오리, 갈매기, 흰비오리, 민물가마우지 등 5종의 철새가 전 세계 개체수의 1%를 초과하고 있다. 다만 타 사이트에 비해 멸종위기종의 개체 수는 많지 않으나, 종의 수는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황새, 노랑부리백로, 흰죽지, 검은머리갈매기 등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종과 흑기러기,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흰목물떼새 등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찾고 있다. 이처럼 산업과 인구밀집으로 인한 오염을 극복하면서 다시 철새가 찾아오고 새를 보호하는 정책과 행동을 세계가 인정해 준 만큼 이제 태화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적 생태도시로 거듭나는 일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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