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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학 의원
손종학 의원

국가산단 등에서 배출되는 공해물질로부터 자연·생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울산시의 환경예산을 매년 늘고 있는데도, 중증암과 폐암,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소속 손종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9일 울산시가 제출한 2020회계연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역설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의 환경예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고, 대기질도 개선되고 있지만, 환경성 질병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손 의원의 주문이다.
 
최근 5년(1995~2020년) 사이 울산시의 환경예산은 1,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불었다.
 
실제로 환경예산은 1995년 1,265억원에서 2017년 3,262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울산시 전체예산의 9.2%에 달하는 4,041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를 늘렸다는 것인데, 대기질에서는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와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등 6개 항목 중 오존을 제외한 5개 항목은 지난 5년간 오염수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아황산가스(SO2:연간 기준치 0.02ppm)의 경우 1995년 0.028ppm에서 2020년 0.004ppm으로 줄었고, 이산화질소(NO2:0.03ppm)는 같은 기간 0.023ppm에서 0.018ppm, 미세먼지(PM10:50㎍/㎥)는 69㎍/㎥에서 30㎍/㎥으로 감소했다.
 
반면, 울산시민들의 환경성 질병은 오히려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구체적으로 중증암환자 발생은 최초 등록 해인 2009년 3,633명에서 2017년 6,714명, 2018년 6,489면, 2019년 6,683명으로 큰 변화가 없으나 폐암환자는 2009년 314명이던 것이 2017년 577명, 2018년 559명, 2019년 601명으로 늘었다.
 
천식과 아토피의 의사진단 경험율은 울산만의 통계가 없으나 전국의 등록 동향으로 유추해 볼 때 매년 늘어나고 있다.
 
천식은 최초 등록 해인 1998년 진단경험율이 1.2명에 그쳤으나 2017년 3.1명, 2018년과 2019년 각각 3.2명으로 늘었고, 아토피는 2007년 2.4명에서 2017년 3.6명, 2018년 4.0명에 이어 2019년에는 4.3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인의 천형으로 꼽히는 당뇨병의 의사 진단경험율은 등록 첫해인 1998년 5.7명에서 2017년 7.7명, 2018년 7.7명, 2019년 8.1명, 2020년은 8.0명으로 역시 증가세다.
 
손 의원은 “하천(수질)과 대기 분야에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 부어도 시민들의 궁극적인 삶의 질과 직결된 건강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물론 환경적 요인이 전부는 아니지만, 환경정책이 시민 건강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예산만 낭비한 채 겉돌고 있지나 않는지 전면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특히, 부서의 칸막이 행정에서 벗어나 공단으로부터 1.5㎞ 이내 지역에는 주택건설 불허, 공단의 공해차단 완충녹지 조성을 강화하는 등 시민의 건강과 가장 밀접한 정책이랄 수 있는 도시계획과 주택정책, 녹지정책, 건강정책의 전면 검토가 뒤따라야 하고 정책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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