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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노옥희 교육감이 취임 후 3년이 지났다. 노 교육감은 취임 후 진보 색깔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안정적인 교육 행정 운영을 해 왔다는 지역 사회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중심의 교육 실현을 위해 학교 업무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관련 추진단을 새로 발족해 다양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이다.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노 교육감에게 지난 성과와 앞으로 계획 등을 직접 물었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서면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지난 3년 울산교육청의 성과를 자체 평가한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벌써 3년이 지났다. 
 임기 내 청렴도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로 올해 전국 264개 공공기관 중 부패 방지 부문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취임 직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전면 확대했고, 신입생 교복비 지원과 학습준비물비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 치과주치의제 등 다양한 교육복지정책을 시행했다. 올해 시행할 예정이었던 고등학교까지 전면무상교육을 작년 2학기에 앞당겨 시행했고 올해부터는 유치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했다. 임기 전반기에는 교육복지의 기본이 되는 경제적 복지를 위해 우선 노력했으며, 지난해부터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균형발전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올해는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경제적 지원 뿐만 아니라 학습, 건강, 돌봄 등을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지원할 부서를 신설하고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교, 지역사회와 촘촘한 교육복지 안전망 구축을 통해 학생들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다.
 울산의 부족한 교육인프라 해결을 위해 학생·학부모·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추진해 온 학생교육문화회관, 교육연수원, 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를 개관하고 수학문화관,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 구축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업무정상화를 강조했는데, 임기 말까지 목표가 있다면?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은 결국 학생 중심의 교육이다. 학생중심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교 업무 정상화를 위해 취임 이후부터 꾸준하게 노력을 해 오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그동안 쌓여 왔던 관행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업무정상화'는 정책사업의 의미보다 방향으로 보고 2018년 12월 '교원업무정상화 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2019년 학교관리자, 교사, 행정직원, 교육업무실무사 등 38명으로 구성된 학교업무정상화추진단을 발족해 앞으로 방향에 대해 협의 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학교 업무 재구조화를 통해 불필요한 행사와 업무를 없앴고,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임기 말까지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를 만들기 위한 학교 도움자료 개발 제공, 학교업무의 재구조화, 민주적인 회의문화 정착, 교육활동에 대한 인식개선 등을 통한 지원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공모사업 총량제, 학교 공문 연동제 등의 지속적 관리, 교육청 각종 회의 통합 및 방식 개선, 학교지원센터 운영 등으로 행정업무 처리방식을 개선해 교육행정업무로 인한 학생 수업 결손이 제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 업무경감을 체감하고 있다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학교업무 정상화는 업무조정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도 있지만,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다. 
 
△민주시민교육조례안이 지난해 말 시의회를 통과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국 17개 시·도 중 14개 교육청이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조례가 제정돼 있다. 이 조례는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성숙한 민주시민의 양성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조례에 따라 민주적인 학교 문화 조성,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그 절차 등 학교민주주의의 구현 및 학생 자치활동 활성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민주적인 학교 풍토 조성을 위한 원탁토론실 구축, 민주학교 운영 등 협력적인 공동체 문화 구축 지원으로 존중과 화합의 민주시민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교실수업면에서 교과교육과 연계한 프로젝트 학습, 토의토론수업 등 학생참여수업 적용으로 배려와 나눔, 책임과 공존에 대한 가치 형성과 함께 성장하는 배움의 문화를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자치활동, 생태환경교육, 평화통일교육, 인권교육 등 범교과 학습주제 등으로 참여와 실천으로 성장해가며 올바른 시민적 가치와 태도를 함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남은 임기는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은지?
-작년 초 갑작스럽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임기의 절반은 코로나와 함께 보냈다. 모두가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이 유독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미래를 앞당겼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상처받은 교육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28일부터 전면 등교가 이뤄지면서 학교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종식까지는 먼 길을 가야하고 학력 격차 해소와 관계 회복 등 많은 과제가 쌓여있다. 남은 1년의 가장 큰 과제는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목표 대비 공약 이행률이 84.3%로 시민들에게 약속드린 102개 공약을 100% 완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남은 임기를 떠나 학교를 학교답게 만드는 학생 중심수업을 안착시키고 미래 교육의 비전을 만들고 제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내년 초 2030년을 향해 나아가는 울산교육의 미래비전을 시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도움으로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일정한 한계도 있었을 것이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교육가족에게 한마디 한다면? 
-전쟁이 일어나도 학교는 천막에서라도 문을 연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닫히는 것이다.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닫혀 있던 학교의 문이 활짝 열리고 아이들로 학교가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은 울산 시민들과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모든 교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학교를 지키기 위해 지혜와 책임감을 발휘해 주었다.

 위기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울산교육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모든 분들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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