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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민간단체 공모 사업인 대한민국공연예술제(총 사업비 54억 1,000만원) 예산이 8억 1,600만원 삭감되자 분노한 연극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청소년연극제, 아시테지 아동극축제, 젊은연극제, 대한민국 극작 엑스포 등 우수 축제들이 국고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울산연극협회를 비롯한 한국연극협회 등 전국 35개 단체가 포함돼 최근 발족한 예술창작정책살리기비상회의(비상회의)는 성명을 통해 "이번 예술제 심사 결과 연극계에선 15년 이상 된 중견 축제, 장르를 대표하던 축제,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 등이 대거 탈락했다"며 "예술위에 3년 이상 된 축제 지원은 불필요하다고 해왔던 기획재정부는 예술위의 설득에도 이같이 예산 삭감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비상회의 측은 "앞으로도 해마다 약 10%의 예산이 계속 삭감될 예정이기 때문에 연극계는 이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연 축제를 선심성·소비성 행사로 인식하는 기재부의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울산연극계에 따르면 울산의 경우 지난 3월 대한민국연극제 출전을 위한 지역 예선인 '울산연극제'를 개최하면서 출연료 등 관련 예산을 이미 지출한 상태다. 하지만 예산이 30% 삭감되면서 지출한 비용을 참여 극단이 개별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허은녕 울산연극협회 회장은 "지역예선전에서 각 극단에 지급되는 비용이 2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줄었고, 전국대회출전 예산도 8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삭감됐다. 적은 비용일지 몰라도 대회를 앞둔 예술인들은 갑작스러운 예산 삭감에 좌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액 예산 삭감 통보를 받은 전국청소년연극제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오는 8월 충남 공주에서 열리는 전국청소년연극제의 경우 각 지역 예선이 마무리 된 곳이 다수이지만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허 회장은 "전국청소년연극제는 전액 삭감으로 언제 개최될지 말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미래의 연극인이 될 수도 있는 청소년들의 길을 열어 주는 대회인데 후진양성까지 가로막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 예산 원점 회복은 물론 이미 진행 중인 불합리한 창작 지원 예산 및 운영 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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