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김영사. 200쪽.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상담심리 전문가인 이은진 정부서울청사 공무원마음건강센터 마음나래 상담센터장이 함께 쓴 범죄심리 대중서다. 범죄자의 서사를 흥밋거리로 전시하거나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련 지식을 전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편집성 성격장애부터 강박성 성격장애까지 총 10가지로 성격장애 유형을 분류한 뒤 이 가운데 범죄로 이어진 일부 극단적 사례를 다룬다. 
 
저자들이 전하는 사례와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 속에선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가 건강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들은 "흉악 범죄에 혀를 차며 한심해하는 것으로 그치기보단 다양한 사람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같이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한다.

집이 거울이 될 때  안미선 지음. 민음사. 288쪽.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집이라는 공간 및 내면을 돌아본 에세이. 저자는 집은 가장 내밀한 공간이고, 집을 생각하는 건 자신을 생각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가족에 대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도 책에 담겼다. 저자는 집에 머물며 가족들의 그늘을 조명하고, 그림자를 끌어안은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어머니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듣기에 괴로운 소리를 전하지만 당신의 설움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아버지는 가부장이지만 집을 지탱하기 위해 외롭게 싸웠다고 말한다.
 
저자는 철거가 예정된 고향 집을 기록하면서는 유년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정리하고, 가족의 역사를 재정립하고자 시도한다. 많은 관계의 단절을 가져온 팬데믹 상황이 역설적으로 학창 시절 깊은 우울함에 시달리며 외톨이처럼 세상과의 단절을 겪은 자신과의 화해에 이르고, 가장 소중한 관계들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한다.

모두를 위한 경제 마저리 켈리·테드 하워드 지음. 학고재. 300쪽. 
모두가 간절히 바라면서도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엄두도 못 내는 게 있다.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는 한계 안에서 모두가 고루 잘 사는 것이다.
 
성장엔 한계가 있다. 우리의 공동 자산과 모두의 안녕을 돌보는 것이 경제의 목표이자 모든 경제 제도와 경제 활동의 목표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만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좋은 사회란 한 손에는 정치 민주주의를, 다른 한 손에는 경제 민주주의를 놓는 것이다.
 
경영 설계 전문가와 지역경제 모델 전문가인 저자들은 보통 사람들의, 보통 사람들에 의한, 보통 사람들을 위한 민주적 경제 윤리를 일곱 가지 원칙으로 제시한다.
 
공공선이 우선인 '공동체의 원칙', 배제된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포용의 원칙', 지역 자산을 마을에 머물게 하는 '장소의 원칙', 자본보다 노동을 우선시하는 '좋은 노동의 원칙', 공정과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경영구조를 설계하는 '민주적 소유권의 원칙', 생명의 근간인 생태계를 지키는 '지속 가능성의 원칙', 투자의 최우선 목적을 사람과 지역에 두는 '윤리적 금융의 원칙'이 그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