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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양대사업장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하투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오는 7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키로 했고, 현대중 노조는 이미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상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울산공장에서 하언태 사장과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13차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 복지 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사측 제시안이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거절했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국민연금 연계 정년 연장'을 두고 이견이 큰 상태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령이 개시되기 전인 만 64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고용 경직성이 높아져 신규 채용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생산직의 정년 연장에 대한 여론도 나쁘다는 이유 등으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결렬 선언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 오는 5일 임시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 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201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던 현대차 노사지만, 올해는 무분규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되고 있다.


 현대중 노조는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파업을 벌이는 것은 현 집행부가 출범한 뒤 처음이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난 2월에 성과급·격려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교섭안이 마련됐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2020년 임단협 내용 중 기본급이 동결된 것이 이유였다.


 현대중공업은 교섭안 최종 타결이 불발 이후 교섭 재개에 대해 입장 표명을 아끼고 있다. 이에 노조가 "경영진이 성의 없는 교섭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전면파업 카드를 꺼내들며 사측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울산지역 양대사업장이 하투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이유로 투쟁활동을 비교적 자제했던 지역 노동계에 올해 다시 투쟁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사측의 경영악화 등에 지역사회가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노조 측이 쉽사리 투쟁에 나서기 어려워져 한발 양보하는 조건으로 임단협 타결이 이뤄지는 모양새를 보였다"며 "반면 올해는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위기감이 차츰 낮아지고 있는데다, 사업장별 노조마다 '지난해 양보한 만큼 올해는 얻어야 한다'는 조합원 요구가 확산됨에 따라 투쟁 분위기가 활성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홍래기자 starwars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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