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재를 잊지 않는 시민 -울산시교육청 학생대토론축제를 참여하고
우리 문화재를 잊지 않는 시민 -울산시교육청 학생대토론축제를 참여하고
  • 이정연
  • 2021.07.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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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천상고 2학년 이정연
천상고 2학년 이정연

과연 우리는 우리 지역의 문화재를 몇 개나 알고 있을까? 지금 눈을 감고, 우리 지역의 문화재들을 하나하나 차근히 떠올려 보자.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옹기 축제, 그리고 음…."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입이 다물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에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그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사람들은 휴일이 되면 함께 약속이나 한 듯 여가시설이 잘 갖추어진 번화가로 모이고, 문화재들은 그동안 끝나지 않는 그 오랜 시간을 홀로 꿋꿋이 견뎌낸다. 우리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학교에서의 현장체험학습 이외에는 따로 시간을 내 지역 문화재를 직접 방문했던 일이 드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지금 우리 문화재를 잊고 있고, 우리 문화를 잃어가고 있다. 


 문화재의 사전적 의미는 '조상들이 남긴 유산 중에서도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아 소중히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유형 문화재, 무형 문화재, 기념물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이처럼 우리 문화재들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이면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해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들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미래를 바라보며 현재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거를 담은 문화재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무관심으로부터, 우리 문화재는 점점 그 가치를 잃기 시작한다.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그려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가 그 예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십 년간 지속된 자맥질로 인한 풍화 작용으로 그곳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가 지금도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문화재 훼손 문제에 대한 방안을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반구대 암각화는 거의 10년 동안 물에 잠긴 상태로 방치되었다. 물론 정책적인 원인도 존재했지만, 울산 시민들이 조금만 더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면 지금쯤 우리는 조금 더 건강한 모습의 반구대 암각화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문화재를 잊어버린 이유 중 하나는, 현재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화재를 살필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쉴 새 없이 변해가는 사회에 발맞추려면, 결국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게 된다. 또한 끝없는 학업과 경쟁에 지친 학생들은 문화재 탐방이 또 다른 학업 부담으로 느껴진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지역 문화재 주변에는 문화재와 함께 놀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해 문화재를 하나의 '쉴 공간'으로 인식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문화재에 대한 홍보나 정기적인 교육의 부족 또한 우리가 문화재를 자연스레 잊게 된 원인이 된다. 결정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화재는 경제적인 가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본'이 주인공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가 문화재로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고, 우리 문화재를 지켜 낼 수 있을까. 먼저 우리는 문화재가 다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지역 발전을 위해 보다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먼저 문화재 주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재의 특색에 걸맞은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기획해 시민들과 문화재가 쉽게 친해지고,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관광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우리 지역만의 독특하고도 새로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긍정적 효과로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문화재를 통해 연결되고, 하나 될 수 있다. 문화재는 우리의 다양한 삶의 형태와 감정,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문화재를 통해 과거뿐만 아닌 현재 사람들의 삶을 더욱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나의 이웃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면서, 문화재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처럼 문화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해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고마운 문화재에게 우리 사회가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지역의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문화를 조금 더 지혜롭게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이므로, 우리만이 우리 지역 문화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문화재로 달려가 보지 않아도 좋다. 우리 지역에는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그 문화재는 어떤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궁금해하며 인터넷을 뒤적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결국 우리 문화를 지켜낼 수 있는 것은, '우리 문화재를 잊지 않는 시민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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