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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원 사회부 기자

55~59세를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됨과 동시에 중단됐다는 소식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 나이대 접종 대상자는 352만 4,000명에 달하는데, 백신 도입 물량보다 더 많은 대상자들이 사전예약을 진행하면서 이 같은 사태가 빚어졌다.
 
그간 정부가 대대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라고 권고한 것과 달리 백신 물량 확보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12일 0시부터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8월 7일까지의 접종 일정 중에 사전예약 물량인 185만명이다. 
 
대상자의 절반보다는 높은 수치이지만, 167만명이 아직 남아있다. 
 
대다수의 백신 예약 또한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한다)로 어렵게 얻은 결과다.

기자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50대인 부모님을 위해 12일 오전 0시가 되기 이전부터 사전 예행연습을 했다.
 
예약 사이트부터 예약 시 필요한 인적사항 등을 미리 시뮬레이션까지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1시간가량 새로고침을 통해 예약자 반열에 오르려고 했지만, 결국 남은 건 대기시간 4480분이었다. 
 
앞에 대기자만 25만 8,655명. 시간이 지날수록 내 뒤에 대기자들의 숫자도 쑥쑥 올라갔다. 
 
결국 기자는 새벽 4시께 돼서야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약을 하고 나니 허무함이 몰려왔다. 부모님 거주 지역의 예약 현황을 살펴보니 텅텅 비어 있었다. 뜬 눈으로 밤을 샜던 것이 무색했다.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한 서버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았으니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는 정부가 미리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이 넘는 역대급 수를 기록했고,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너도나도 백신을 맞으려고 했을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의 사전 예약이 남아있다. 정부는 백신을 맞으라는 권고 이전에 백신을 맞고 싶은 자가 백신을 맞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발판 삼아 백신 예약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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