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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울산예총과 울산민예총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건희 기증관 관련 문체부의 일방적인 입지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밝혔다.  이상억기자agg77@
13일 울산예총과 울산민예총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건희 기증관 관련 문체부의 일방적인 입지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밝혔다. 이상억기자agg77@

지역미술계가 정부의 '이건희 기증관' 설립 계획을 비판하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울산·경남 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와 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표는 1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이건희 회장 기증 미술품 전시공간을 서울에 짓겠다'는 발표 이후, 지방 문화불균형 해소를 꿈꾸었던 800만 부·울·경 지역주민의 허탈감과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이건희 기증관 설립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지선정 절차를 공모 방식으로 공정하게 해달라는 지역의 요구를 묵살하고, 지자체 간 경쟁 과열을 막는다는 미명 하에 일방적으로 입지결정을 한 데에 비탄을 금할 길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체부는 지역균형발전을 배제하고, 수도권 중심의 사고방식에 벗어나지 못했다"며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서울에만 그 기회를 국한해 문화불균형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문체부는 수도권 일극주의로 달성한 이건희 기증관 설립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공정한 입지선정을 위해 공모 방식으로 재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한 곳에서 전시하는 별도의 기증관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나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에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예술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부산예총과 부산민예총은 부산시청앞에서, 경남예총·경남민예총은 경남도청 앞에서 울산과 같은 취지의 입장문을 각각 발표했다.

 또 지난 12일 미술계 인사 677명이 참여한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기관의 설립을 경솔하게 발표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에게 희망 고문을 했을 뿐 아니라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박경열 울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이사장은 "이번 입장 발표는 이건희 기증관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역문화 전반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사안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지역문화 균등 발전을 위해 꾸준히 의견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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