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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폭력 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다. 최근 체육계의 프로선수가 저지른 학교폭력 미투를 계기로 운동선수들의 과거 학폭 전력이 조명을 받으면서다. 여전히 일선 학교에선 선수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고, 피해자들조차 이를 당연시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문제는 학교폭력이 다루기 쉽지 않은 이슈라는 점이다. 다양한 관계자가 얽혀 있어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학폭이 발생하면 주변 친구들과 교사 및 학부모를 비롯해 해당 학교 관계자가 논의의 대상이 된다. 그런 후 교육지원청의 학폭위 구성원까지 나서게 된다.

때로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같은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해 그 범위는 더욱 확대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서로 얽히면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도 알고 보면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언제나 임시방편에 그치는 경향이 짙다는  뜻이다. 일단 급한 불부터 꺼놓고 보자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로의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학교폭력 문제도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울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와 공동으로 시행한 학교폭력 예방 청소년 교육극 사업이 2012년 시작한 이래 9년 동안 학교폭력에 대한 청소년 인식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올해 청소년 교육극 '손잡아 줄게'는 지난 4월부터 7월 7일까지 29개 초등학교 3,686명을 대상으로 상연돼 좋은 반응을 보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람 인원이 제한돼 현장 관람을 못 하는 학생들은 교실에서 영상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 결과는 자못 흥미롭다. 

눈에 띄는 것은 교육극을 관람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93점이 나왔다는 점이다. 또 관람 후 의식변화 조사에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개선이 되었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한다. 처벌 위주의 '사후 약방문'보다는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근본을 다시 세우는 '사전 예방' 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반기 사업으로 10월까지 18개 중·고등학교에서 선보일 뮤지컬 '나만 아니면 돼?'가 기대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학교폭력 없는 건강한 성장을 돕는 청소년 프로그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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