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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복 울산시게이트볼협회장
김순복 울산시게이트볼협회장

울산시는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지만 노인을 위한 체육시설 등 스포츠 서비스는 부족한 실정이다.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게이트볼'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생활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게이트볼은 30분 동안 펼쳐지는 게임으로 머리를 써야 하는 스포츠여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울산에서 게이트볼 저변 확대를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순복(80) 울산시게이트볼협회장은 "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스포츠는 게이트볼이 최고"라며 "많은 시민들이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게이트볼은 T자형 스틱으로 볼을 쳐서 3곳의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시키고, 가운데 세워져있는 골폴에 맞히는 종목이다. 당구와 골프를 적절히 조합한 듯한 게이트볼은 흰색공과 빨간공을 가지고 경기를 진행한다. 

 게이트볼은 1982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다. 1983년 한국게이트볼협회가 생기면서 노인들에게 인기있는 스포츠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경기시간은 30분. 1, 2, 3게티를 통과할때 마다 1점, 골폴 명중시 2점으로 이를 모두 성공하면 5점이 주어진다. 

 김순복 회장은 2003년도에 아내가 게이트볼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2006년께 게이트볼에 입문했다. 고등학교 야구부 출신이었던 김 회장은 게이트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입문한지 3개월 만에 울산 대표 선수로 출전해 국무총리배 게이트볼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심판 시험에서도 1급 심판, 국제 심판 과정에서 모두 1등을 했다. 

 김 회장은 "전국 게이트볼 선수, 동호인들 중에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회장을 하리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지역 게이트볼계가 굉장히 침체된 상태로 운영되자 좀 더 능동적인 협회로 발전시켜보자는 주변의 권유로 협회장까지 맡게 됐다고 밝혔다. 

 울산지역에는 게이트볼 동호인 숫자가 500명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회 등이 열리지 않아 100명 가량 줄었다. 현재도 회원 탈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김순복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외출하지 않거나 건강 악화로 회원들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라도 대회를 열고 코로나19가 조용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의 게이트볼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울산시가 운영하는 전용구장이 필요하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각 구·군에 게이트볼장이 있지만 17개 시·도 중에서 5면을 갖춘 시에서 운영하는 게이트볼장이 없는 것은 울산이 유일하다는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전국에서는 전 세대가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지만 울산은 노년층에서만 하고 있다는 것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를 열려면 적어도 5~6면 전용구장이 있어야 한다"며 "학생 선수들을 육성하고 3세대 대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족이 즐기는 스포츠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복 회장은 게이트볼이 노인들만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 세대를 유입하기 힘든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도 전 세대가 집 앞 공원에 나가면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순복 회장은 "남은 임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동호회가 만들어지고 5면을 갖춘 전용구장을 만드는 것도 과제"라며 "게이트볼의 장점을 널리 알려 울산이 건강한 도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울산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강은정기자 usk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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