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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 본보 독자권익위원·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정기자 본보 독자권익위원·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먼저 울산신문의 창간 15주년을 축하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울산신문이, 더 나아가 우리 울산의 지역 언론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많은 생각 끝에 '긍정의 말이 주는 힘'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보기로 했다. 

<한 어머니가 어린이집 모임에 참석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그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드님은 산만해서 단 3분도 앉아 있지를 못합니다" 어머니는 아들과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말했다. "선생님께서 너를 무척 칭찬하셨어. 의자에 앉아 있기를 단 1분도 못 견디던 네가 3분이나 앉아 있다고 칭찬하시니까 다른 엄마들이 모두 엄마를 부러워하더구나!" 그날 아들은 평소와 달리 밥투정을 하지 않고 밥을 두 공기나 뚝딱 비웠다. 시간이 흘러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학부모 모임이 있었다. "아드님이 성적이 몹시 안 좋아요. 검사를 받아 보세요!"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에게 "선생님께서 너를 믿고 계시더구나. 넌 결코 머리 나쁜 학생이 아니라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번에 21등 했던 네 짝을 제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 어머니 말씀이 끝나자 어두웠던 아들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훨씬 착하고 의젓해진 듯했다. 아들이 중학교 졸업할 즈음에 담임 선생님이 말했다. "아드님 성적으로는 명문고에 들어가는 것은 좀 어렵겠습니다" 어머니는 교문 앞에 기다리던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이렇게 말했다. "담임 선생님께서 너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더라. 네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명문고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어" 아들은 결국 명문고에 들어갔고 뛰어난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들은 명문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어머니! 제가 똑똑한 아이가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오늘의 저를 만드셨다는 것 저도 알아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

이 이야기에 어떤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충분히 통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동안 혹시 우리 언론은 어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그 지적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 등의 공무원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정책을 펼친다. 그 정책은 또 다른 문제점을 양산하고 해결책을 다시 또 마련해야 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문제점을 지적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언론을 통해 올바른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서의 언론 보도는 어떠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건강한 공동체 형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주요한 화두이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메타버스 등 언뜻 보면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는 사람의 관계가 있어야 한다. 문화의 변화를 사람이 앞서가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나 이 변화에 사람이 따라가지 못함에 따른 문제점이 바로 우리 학생들의 인간성 피폐로 연결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 볼 때다.

공자는 "여러 사람이 그를 싫어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봐야 하고, 여러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라고 하였다. 언론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여론(輿論)의 정확한 파악과 전달이며 그 여론에 좀 더 긍정의 힘을 실어 안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안이나 현상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해결되었으면 하는지를 바르게 전달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각자의 입장과 유불리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달라서 균형 잡힌 여론 전달은 매우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모두가 싫어하거나 모두가 좋아하더라도 그 옳고 그름을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다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우리에게는 가려진 것, 숨겨진 것을 분별해 내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 앞서 모자의 이야기에서 보듯 긍정의 힘이 주는 결과를 살펴 울산 신문이 울산 시민의 혜안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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