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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재 울산행복학교 교사
이연재 울산행복학교 교사

개인적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좀비가 나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챙겨 본다. 얼마 전 좀비가 나오는 '킹덤'이라는 드라마를 밤새 한 장면 한 장면 꼭꼭 씹어가며 보았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장르의 드라마기에 제목(킹덤)의 뜻이 궁금했다. 그래서 네이버 검색을 통해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았다. 킹덤은 특정한 사람·물건·사상이 독점적인 지위를 갖는 왕국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단어였다. 
 
필자는 더불어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킹덤은 어느 나라일까?'라는 의문과 동시에 즉답을 내렸다. 앞으로의 킹덤은 대한민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 가능성의 근거를 지면을 통해 자분자분 풀어보고자 한다. 준비됐는가? 가보자.
 

비록 우리나라가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아니지만(킹덤은 왕이 다스리는 왕국을 지칭하기도 함), 근래에 특정한 사람·물건·사상을 통해 독점적인 지위에 이르는 발판을 다지는 나라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때로는 자명한 사실이 나의 생활과 연결되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말로 들린다. 이에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우리나라의 위상을 살펴보고 더 도약하기 위해 학생 대상으로 어떤 교육을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는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관련 이슈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일 때마다 방역과 더불어 지구인이 내뱉은 환경오염으로 신음하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업을 국책사업(그린뉴딜)으로 지정해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민간사업에서도 사활을 걸고 하고 있다. 요즘 주차장을 보면 하늘색 번호판을 단 차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뉴스에서만 보았던 전기차를 옆집 친구 부모님이 몰고 다닌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이다. 전 세계 배터리 1위 회사는 기술력이 강한 독일 또는 일본회사가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 회사(LG화학)이다. 놀랍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로 풍력을 살펴보자. 풍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튤립이 만개한 네덜란드 어느 시골 언덕에 세워진 풍차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왠지 세계 1위 풍력 타워회사는 네덜란드에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아니다. 풍력 타워 세계 1위 회사는 씨에스윈드이다. 회사명이 영어로 표기돼 있지만, 명실상부 우리나라 회사이다. 이 사업들 말고도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여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관련 2차 업체들도 수혜를 받고 있다. 즉, 친환경·신재생에너지는 현재 우리나라가 선봉을 잡고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다음 세대에게 선봉을 잘 넘겨주기 위해서는 현재 선봉을 잡은 관계자와 다음 선봉을 잡을 학생들과의 만남은 중요하다. 단편적인 만남이 아니라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앞으로 요구되는 기술력에 대해 학생들에게 감가 없이 설명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만남이 돼야 한다. 더불어 앞선 세대들이 다음 세대에게 미래에 갖춰야 할 기술력에 근간이 되는 학문이 무엇인지 안내함으로써 배움이 실생활과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교육청 및 학교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역사회(울산)에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에 힘쓰고 있는 세진중공업(풍력), 한화솔루션(태양광), 현대자동차(전기차, 수소차) 등의 회사와의 연계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배달의 민족,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위메프, 티몬, 야놀자, 쏘카, 당근마켓, 직방 등이 회사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회사라는 점이다. 스타트업 회사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창업기업을 뜻한다. 즉, 회사가 적은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회사이다.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 회사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태평양 대왕고래 수준이다. 그래서 속된 말로 저세상 인재들이 스타트업 회사로 벌떼처럼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대부분 학생들은 창업이라고 하면 식당, 카페 등과 같은 서비스업을 먼저 떠올린다. 이런 현상을 비단 학생의 열정과 창의성 부족으로 치부할 수 없다.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 학생들에게 여러 갈래의 길을 안내하고, 수준 높은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교육에 종사하는 모든 담당자와 관계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역동적이며, 수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쑥쑥 커가는 나라이다. 우리가 자라나는 인재들을 20세기 방법으로 교육을 한다면 부강한 나라(킹덤)로 가는 길목마다 장애물을 던져놓는 못난 어른으로 기억될 것이다. 교육을 담당한 모든 이들이 다음 세대가 시류를 멋지게 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훗날 우리 모두 킹덤의 후손으로 기억되길 고대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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