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지빠귀, 귀곡성(鬼哭聲)의 명창
호랑지빠귀, 귀곡성(鬼哭聲)의 명창
  • 김성수
  • 2021.07.28 19:17
  •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수의 민요 속 새 이야기]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철새홍보관장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철새홍보관장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철새홍보관장

귀곡성은 무슨 말일까? 귀신(鬼神)이 곡(哭)하는 소리를 일컫는 문학적 표현이다. 귀곡성은 어떤 소리일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도 듣는 귀가 밝은 우리 조상들은 '히~'와'삐~'라는 소리를 귀곡성이라 했다. 우리 조상의 문학적 표현과 쓰임에 감탄한다. 과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지역 주민들이 밤마다 귀신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조사해 보니 결론은 '호랑지빠귀' 울음소리로 밝혀졌다.   

'호랑지빠귀' 새의 이름 앞에 호랑을 쓰는 이유는 지빠귀의 몸색이 마치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무늬이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졌다. 

호랑지빠귀는 다양한 소리 중에 하필이면, 단순한 '히∼'와'삐∼'의 소리를 선택했을까?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들 종간에 소통이 잘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통하는 시간도 효율적으로 선택했다. 밤중 혹은 새벽녘을 주로 이용한다. 다른 새들이 잠자고 있는 시간이라 조용하기 때문이다.

작은 소리, 단순한 소리를 내도 멀리까지 전달되는 효과가 크다. 결국 같은 종끼리 소통을 위한 독창적 방법이다. 호랑지빠귀는 늦봄부터 시작해 여름이 끝날 즈음까지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운다. 계절과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새다. 호랑지빠귀는 안정적 환경이면 자주 운다. 울음소리가 자주 들리면 그곳이 안정된 서식처다. 그곳을 찾으면 지렁이, 곤충류 등 먹이가 풍부한 서식처일 가능성이 높다. '히∼'와'삐∼'소리는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우는 같은 새의 울음이다. 

호랑지빠귀는 어떤 새일까? 참새목 딱샛과다. 늦봄이나 여름에 흔히 볼 수 있는 흔한 철새 중 한 종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며 일본이나 시베리아 남부, 오스트레일리아까지도 분포한다. 호랑지빠귀는 '지빠귀'라는 이름이 붙은 종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30㎝ 안팎. 온몸에 검은 초승달 모양의 점이 많이 있다. 낮은 산에서 높은 산림지대까지 서식하며 일부 개체는 월동한다. 4월 초순부터 도래해 번식하고 10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번식기가 끝나면 단독으로 생활한다. 주식인 지렁이, 지네를 찾기 때문에 어둡고 습한 곳을 선호한다. 습하며 그늘진 숲속에서 주로 서식하며 때로는 이른 아침 도심 정원 잔디밭에서도 볼 수 있다. 번식기에는 새벽과 늦은 밤에 듣기에 따라 구슬프고, 소름 돋치는 소리로 들린다. 한배 산란 수는 4~5개며, 포란기간은 약 12일이다. 육추기간은 약 14일이다. 둥지는 소나무, 낙엽활엽수림, 잡목림의 갈라진 가지 위에 이끼, 낙엽,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밥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암수 같은 색이며, 다른 종과 혼동이 없다. 연령과 암수구별이 매우 어렵다. 몸 윗면은 황갈색에 깃 가장자리는 초승달 모양의 검은 무늬가 흩어져 있다. 가슴, 가슴 옆, 옆구리는 흐린 황갈색이며 깃 가장자리는 초승달 모양의 검은 무늬가 뚜렷하다. 배에서 아래꼬리덮깃까지 흰색이며 일부 깃 끝에 검은 무늬가 있다. 

울음은 몇 가지 의미를 갖는데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울지 않는다. 여기서 '꼭 필요한 상황'이란 세력권 알림, 과시 행동 등 같은 종 서로 간에 대한 경고이자 알림이다. 

이러한 울음은 서식 기득권을 주위에 널리 알리는 의미와 신생 서식지 확보 정착의 선언적 울음이다. 두루미 사육의 경우 케이지 교체 혹은 서식 환경 이동에는 반드시 울음을 통해 안정성, 걱정에 대한 안도감을 갖는다. 경험에서 환경의 변화에서 울음소리가 빠를수록 적응도가 안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새벽 어둠 속에서 호랑지빠귀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면 누구라도 소름이 끼친다. 마치 울산 고유의 민속놀이 매귀악(煤鬼樂, 지신밟기의 일종)에 등장하는 기두(起頭) 가면이 떠올라 금방이라도 봉두난발(蓬頭亂髮)의 귀신형용(鬼神形容)이 뒤쫓아 올 것 같은 느낌이다. 

필자의 주거지 천상에는 늦은 봄부터 현재까지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다. '히∼' '삐∼'소리라도 들리지 않는 이른 아침이면 오히려 허전하다. 

때론 잔디밭에서 먹이 찾던 호랑지빠귀가 사람을 보면 급히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답압(踏壓, 걸음걸이 압력) 진동으로 먹이인 지렁이가 땅속으로 깊이 숨어버려 먹이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로그인을 하면 편집 로그가 나타납니다. 로그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울산신문은 여러분의 댓글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댓글. 도배성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위배되는 댓글은 삭제 될수도 있습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