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원성왕의 손자 소성왕(昭聖王)이 죽자 그의 맏아들 13살인 청명(淸明)이 제40대 애장왕(哀莊王)이 된다.
원성왕의 둘째 아들이자 어린 왕의 삼춘인 언승과 동생 수종이 왕을 대신해 섭정을 했다. 왕의 삼춘들이 실권을 휘두르자 민심이 흉흉해지더니 8월 대보름 추석에 때아닌 흰눈이 내려 서라벌이 적막강산을 이루는 기상 이변이 생기고 세상도 어지웠다.
실권자인 숙부 언승이 어느덧 22살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조카 애장왕에게 청해진(淸海鎭, 전남 완도)에서 어지러운 국정을 잠시 잊고 쉬고 올것을 권유한다. 애장왕은 미모의 여인과 하룻밤을 묶고 아침에 나와 보니 삼춘은 온데 간데 없고 군사들이 들이닥쳐 체포해 궁으로 끌고 간다. 그리고 처형을 당했다.
장성한 왕이 나라의 정사를 직접 돌보려하자 언승이 형제들과 쿠테타를 일으켜 조카를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되고픈 속내를 이뤄낸 것이다. 삼춘을 조심하라며 애장왕 주위를 지켰던 동생 채명(体明)도 함께 시해 당한다. 모반을 일으켜 원하던 왕위를 얻은 제41대 헌덕왕((憲德王) 이후 신라 하대는 무열왕계를 몰아낸 내물계 왕족들이 같은 핏줄을 서로 죽이고 죽는 골육상잔의 비극이 벌어지고 왕좌 주인이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바뀌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 버린다.
하늘의 순리를 따르지 않고 아들을 얻은 경덕왕때 표훈대덕이 전한 '이후로 신라에는 성인(聖人)이 태어나지 않는다'는 예언이 맞아 떨어지며 나라의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정리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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