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클립] 당나귀 귀 임금, 경문왕
[오디오클립] 당나귀 귀 임금, 경문왕
  • 장창호 극작가
  • 2021.08.09 07:41
  • 0
  • 온라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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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울림통] 장창호가 들려주는 삼국유사 (58)

 헌안왕이 두 딸을 남기고 세상을 뜨자 희강왕의 손자이자 왕의 사위인 응렴(膺廉)이 제48대 경문왕(景文王)이 되었다. 

 조카 문성왕에게 왕위를 물려 받은 헌안왕이 두 공주의 짝을 지어주기 위해 총애하던 국선(國仙) 응렴을 불러 두 딸 중 마음에 드는 딸과 결혼하라 한다. 응렴의 부모는 외모가 예쁜 둘째 딸과 결혼하라 제안하고 응렴의 시선도 둘째 딸에게 향했다. 그러나 스승인 범교사(範敎師)가 둘째 딸과 결혼하면 세가지 손해가 날것이고 맏딸과 결혼하면 세가지 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조언하자 응렴은 맏딸 영화부인寧花夫人) 김씨와 혼인을 하였다. 

 왕위에 오른 경문왕은 맘에 두었던 둘째 딸 차비 김씨와도 결혼한다. 훗날 범교사에게 세가지 이익이 무엇이냐 묻자 그는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이 첫째요 왕위를 잇는 것이 둘째요 맘에 두고 있던 여인을 얻는 것이 그 마지막이라고 답했다. 

 어느날 경문왕이 귀가 커지더니 당나귀 귀 만큼 커졌다. 왕후와 궁인들 모르게 커진 귀를 꽁꽁 감추었으나 머리에 쓰는 두건을 만드는 복두장(幞頭匠)에게는 숨길 재간이 없었다. 왕의 각별한 입단속 받은 두건 장인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지며 평생 혼자만 그사실은 간직하며 살았다. 죽음을 앞둔 장인은 도림사(道林寺) 대나무 숲에 들어가 억눌었던 마음을 끄집어내 외쳤다.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네." 이후 바람 부는 날이면 대나무 숲에서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네'라는 소리가 들렸다. 이를 알게 된 왕이 그 대나무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 나무를 심었다. 그러자 바람이 불면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네'라고 들렸다 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동화속 주인공 더 널리 알려진 경문왕의 이 이야기는 역사 속 애절한 사연이 그 까닭으로 추정되고 있다. 할아버지 희강왕은 장인 헌안왕의 아버지 김균정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던 골육상쟁의 아픔이 있었다. 위를 둘러싼 피비린내를 씻기 위해 경문왕은 희강왕을 자살로 몰고 간 민애왕  명복을 빌기 위해 팔공산에 삼층석탑도 쌓았다. 처절했던 왕위 쟁탈전 앙금을 봉합하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어쩌면 장인 헌안왕이 경문왕을 사위로 삼은뒤 신하를 불러 놓고 경주 동궁 월지 서쪽 임해전(臨海殿)에서 축하 연회를 성대히 연 것도 같은 뜻이 있었을 것이다. 정리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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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보기 : 장창호TV [60]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경주 인왕동 동궁 월지의 전경. 헌안왕은 이곳 임해전에서 경문왕을 사위로 선포하는 연회를 열었다. 2021. 1. 30 김동균기자
경주 인왕동 동궁 월지의 전경. 헌안왕은 이곳 임해전에서 경문왕을 사위로 선포하는 연회를 열었다. 2021. 8. 11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보물 제247호)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보물 제247호)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23세에 숨진 신라 민애왕의 명복을 빌고자 세웠다는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탑 내부에서 사리돌그릇에서 나왔다. 2015 문화재청 제공
경문왕 3년, 23세에 숨진 신라 민애왕의 명복을 빌고자 세웠다는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탑 내부에서 사리돌그릇에서 나왔다. 2015 문화재청 제공
경주시 서악동 선도산 자락에 자리한 헌안왕릉의 모습. 김동균 기자
경주시 서악동 선도산 자락에 자리한 신라 제47대 헌안왕릉의 모습. 김동균 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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