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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울산을 지나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져  중구 태화시장이 침수돼 상인들이 흙탕물을 씻어내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24일 오전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울산을 지나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져 중구 태화시장이 침수돼 상인들이 흙탕물을 씻어내고 있다. 이상억기자agg77@

24일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 일대가 침수피해를 겪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의 물난리를 잊지 못한 상인들은 또 다시 불안감과 공포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이날 오전 방문한 태화종합시장은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가게들과 지하 주차장 등이 침수피해를 입어 엉망인 모습이었다. 


 가게 앞은 강풍에 날아온 쓰레기들로 어지럽혀져 있고, 배수구는 연신 흙탕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상인들은 빗자루와 대걸레로 가게 안까지 들어온 흙탕물을 닦고, 퍼내며 뒷수습을 하느라 분주했다. 

# 혁신도시 조성 후 비만오면 불안
몇몇은 엉망이 된 가게 앞에 망연자실한 채 주저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 상인은 "이렇게는 못 살겠다"라며 울분 섞인 고함을 치기도 했다.


 양수기로 물을 퍼내고 있는 반지하 상점 안을 들여다보니 판매용 상품들이 물에 흠뻑 젖어 도저히 손 쓸 도리가 없어 보였다.


 상인은 "물이 방안까지 들어와 흙탕물로 엉망이다"라며 "5년 전 태풍 차바의 악몽이 떠오른다. 혁신도시가 생긴 이후 비가 좀 많이 온다 싶으면 침수가 반복돼 고통스럽다"고 진저리를 쳤다.
 이날 울산에는 밤사이 태풍 영향으로 127.8㎜가량 비가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태화시장에 한때 무릎 높이까지 빗물이 찼다.


 가게가 물에 잠기는 난리통에 상인들은 5년 전 태풍 '차바'의 공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태화종합시장이 빠르게 침수되면서 300여 개 점포가 물에 잠기고 인명피해까지 발생해 상인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이다.

24일 오전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울산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중구 태화시장이 침수돼 1층 상가들이 물에 잠겨 있다. 이상억기자agg77@
24일 오전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의 영향으로 울산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중구 태화시장이 침수돼 1층 상가들이 물에 잠겨 있다. 이상억기자agg77@

 상인들은 우정혁신지구 조성 이후 태풍 피해가 심해졌다고 말한다.
 흙과 풀이 있던 땅이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메꿔지면서 고지대의 빗물이 땅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태화시장까지 흐른다는 것이다.

# 배수펌프장 설치 늦어져 침수
상인과 주민들은 차바 피해와 관련해 혁신도시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중구는 태화시장 일대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배수펌프장과 고지 배수터널 설치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사업부지 확보 과정에서 소송 문제 등이 뒤얽히며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마무리 됐을 사업이 내년 말까지 지연된 상황이다.  


 이에 현재 태화동 일대 배수·저류시설은 5년 전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민과 상인들은 지적한다.
 실제 이번 침수피해는 태화동 행정복지센터 앞 우수박스가 기존 용량을 초과하면서 맨홀이 역류한데 더해, 배수구들이 노상의 부유물들에 막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빗물이 저지대로 그대로 흘러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태화종합시장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40년간 태화동에 거주하고 있는데, 근처 혁신지구 공사 이후부터 침수피해를 겪고 있다"며 "태풍 차바의 공포로 비만 오면 상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결국 또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조홍래기자·정규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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