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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장
정은영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장

바다 위 캠핑장인 '당사현대차오션캠프'가 최근 울산 북구 당사동 앞바다에 설치돼 캠핑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전국 최초라는 이름표를 앞에 단 '당사현대차오션캠프'는 이름대로 바다 위에서 캠핑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해상 구조물로 지어진 바다 위 캠핑장 사용규정을 읽어보고 울산사람으로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사용규정에 캠핑장이용료가 주말과 공휴일(비성수가·단독형)기준 일반형은 4만원, 복층형은 5만 5,000원이다. 울산북구주민은 20% 할인, 울산시민은 10% 할인 규정에 실소를 하고 말았다. 북구청이 나서서 자기 권역에 설치했다고 그러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전체 공사비 41억 가운데 30억 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낸 현대차 직원은 공짜여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규정을 정한 북구청의 입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는 타 시·도처럼 도시가 지역적으로 분할돼 있지 않다. 1997년 광역시 승격이전 울산은 하나였다. 하지만 광역시 승격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기관 유치를 놓고 기초자치단체별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다. 한 치 양보 없이 대립하는 갈등 원인 중심에 혹시 입장료 차등부과 등의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서 결국 태풍다툼으로 번진 것은 아닌지 단체장들은 이런 기회에 깊이 생각해야한다. 


 지금까지 울산시가 도시 균형발전을 위해 울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이전하려 했을 때 다섯 개 구와 군이 한꺼번에 유치경쟁에 나섰다. 중앙정부 공공기관이 울산에 유치도 되기 전에 미리 해당 기초자치단체에서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었다. 최근 공공병원을 북구 창평동으로 지정하기 까지 다른 구와 군이 자기 권역 내 유치를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울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문제도 청량읍 율리 일대로 지정을 하기 까지 5개 구와 군이 양보 없는 유치전에 나섰다. 남은 것은 상처 외 무엇이 또 있을까.


 만약 태화강 국가정원이 유료화 되면 중·남 구민에 한해 할인혜택을 더 주거나 무료입장을 하게 한다면 나머지 구와 군민은 서운하지 않을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확대되면 각종 기관 유치에 구와 군은 더 양보 없는 유치전에 나설 것이다. 이럴 때 울산시 정부는 아무리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해도 유치에 실패한 구와 군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중앙정부에서 첨단 산업시설을 울산에 준다고 해도 가져 와서 구와 군이 이를 놓고 박이 터지는 상황을 연출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강조하건데 울산의 다섯 개 구와 군은 미래지향적으로 울산시민은 하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공공 시설물 사용료를 매길 때도 통 큰 울산시민 정신이 발휘돼야 울산이 발전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함께 원톱시스템을 구축할 때 위대한 울산은 건설되는 것이다.
 울산번영의 상징 태화강을 두고 특정 구와 군이 자기 권역이라고 나설 경우 시민들은 둘로 쪼개지고 둘이 네 개로 쪼개지면서 결국은 구와 구청을 넘나드는 도로에 사용료 징수 요금소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하나로 뭉치는 시민정신을 발휘하도록 시정부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은 울산 어디에 거주하건 상관없이 '우리는 울산사람이다'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다. 지금까지 자기권역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다투었던 공공병원을 어디에 짓든지, 울산외곽도로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건설되던지 울산도시발전을 위한 것이기에 시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 


 울산시는 울산시외고속버스 터미널 등이 울산도시발전에 따라 오래전부터 외곽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분명 이들 공공시설물들이 외곽이전을 검토한다면 또 다시 구와 군은 유치를 위해 나설 것이다. 
 이제는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 큰 울산을 생각한다면 다투지 말고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자. 오는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울산시립미술관도 장소를 놓고 약 10년을 갑론을박했다. 미술관 건립이 순조롭게 추진됐다면 시민들은 10년을 잃어버리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각설하고 별것 아닌 입장료 차별화 등이 세수에 크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다. 해당 구민 기분 좋으라고 할 바엔 울산시민 전체가 기분 좋도록 하자. 작은 것에 마음 상한다는 말이 있다. 사용료 차등화가 울산시민 갈등의 최초 원인 종자였을 수 있음을 겸허하게 고민하자. 


 당사현대차오션캠프는 캠핑사이트 20면과 화장실, 샤워장, 세척실 등으로 꾸며졌으며, 특히 캠핑사이트 20면 중 10면은 복층으로 구성해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관리동 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크에서는 캠핑장 전체뿐만 아니라 당사해양낚시공원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이 압권이다. 이 멋진 시설을 두고 마음 상할 일을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각박한 세상에 울산시민끼리라도 서로 다독이고 나누며 살았으면 한다. 정은영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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