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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자이언트북스. 392쪽. 
지구가 자가증식하는 먼지 '더스트'로 뒤덮여 마음껏 숨쉴 수 없게 된 2055년의 모습을 그린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대체하는 로봇이나 미래형 운송수단을 보편화시켰지만 이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는 대재앙을 불러왔다.
 
대부분의 인간은 더스트에 의한 급성중독으로 죽고, 내성을 가지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작은 공동체를 이곳저곳에 건설한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약탈하고, 살상용 로봇을 사용한다.
 

소설은 생존의 위기를 견뎌낸 인간의 위대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류의 전 역사를 통틀어 존재해 왔으며 앞으로도 목격될 인간의 이기와 오만을 짚어낸다.
 
그래도 소설은 등장인물 '하루'의 말처럼 암흑의 시대에도 '불행한 일들만 있지는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연대하고 미래를 꿈꾼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도 소설 속 인물들은 인간애와 공동체를 그리워한다. 
 

일의 철학 빌 버넷·데이브 에번스 지음. 웅진씽크빅. 440쪽. 
평생 일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최소 8만 시간.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하는 시간'을 즐길 수 없다면, 우리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없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스탠퍼드 디스쿨'을 창설한 저자들은 일터에서 행복을 찾고, 일과 삶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가며 성장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삶의 목적에 따라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그 일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 노력이 결국 나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나는 왜 일하는가'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세 가지 질문을 관통하는 하나의 답변이 일의 철학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엘리. 260쪽. 
2018년 '친구'로 미국도서상을 받은 시그리드 누네즈의 최신작.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두 여성의 우정을 통해 유한한 인생의 단면을 관조하듯 그려낸다.
 
'나'는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친구를 문병하러 낯선 도시에 간다. 친구는 안락사 약을 구했으니 조용한 곳에 가서 마지막을 맞을 때까지 함께 지내달라고 한다.
 
나는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함께 친구가 찾은 '적당한' 곳을 찾아간다. 죽음을 앞에 둔 친구를 지키며 나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고민하고 자문한다.
 
소설은 두 개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친구는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예전 애인은 임박한 지구의 죽음, 즉 종말에 대해 강연한다. 개인의 사멸은 피할 수 없지만, 생태계의 종말은 일어나야 하는 일은 아니다.
 
그러면서 나의 시선은 힘없고 약한 다른 존재에게로 향한다. 그들의 아픔과 상실을 이해하려고 하고, 낯선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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