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해라"는 발언이 내 귀를 의심케 했다.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8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국민을 통합해 나라의 내일을 열어야 할 대권후보자가 언급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이다. 그의 편향된 언론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예정에도 없던 긴급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구분 지어 표현했다.
그는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국민들이 다 아는 그런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국민들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를 마이너 언론이라며 무시한 것이다.
이에 기자들은 놀란 표정으로 “메이저 언론이 아니면 의혹 제기조차 할 수 없는 것이냐"고 성토가 쏟아지자, 그는 되레 자신의 소신인 듯 “처음부터 독자도 많고 이런 데 (제보)하라"고 뜻을 굽히지 않고 단호함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부인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도 함께 싸잡으며 의혹 제기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아가 윤 전 총장은 구체적으로 메이저 언론사로는 KBS와 MBC를 언급했다.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을 정정하지 않고 오히려 고집하는 그가 아무리 결백을 주장하더라도, 언론을 펌훼 하면서까지 자신의 감정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에 국민들은 의심을 갖게 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해온 그가 언론의 형태·규모 등으로 언론 신뢰성을 평가하는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 윤 전 총장이 향후 대통령이 된다면 메이저 언론과 마이너 언론을 구분해 취재를 제한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