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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울산 대표 5일장인 남창옹기종기 시장이 서서히 상권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울산 대표 5일장인 남창옹기종기 시장이 서서히 상권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울산의 대표적인 5일장인 남창옹기종기 시장.

코로나19로 한때 장기 폐장이 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기도 했던 남창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장의 특성상 5일장은 장을 펴는 노점 상인들이 외지를 오가는 등 이동이 잦은 때문에 자칫 코로나19 확산의 우려된다는 이유로 한 때 장기 폐장이 불가피했던 곳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최고조에 오를 때만해도 사람 발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던 장터가 요즘 다시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매월 3일과 8일 장이 서는 5일장인 남창옹기종기 시장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었던 곳이다.

가을 향기가 짙은 28일 오전 남창장.

코로나19에다 추석연휴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평일이어서 한산한 장날 모습을 상상하며 도착한 시장 풍경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인산인해다.

좌판 어느 한 곳 빈자리 없이 상인들이 자리를 메웠고, 느긋한 걸음으로 시장 곳곳을 누비는 길목마다 사람들로 가득하다. 

예전과 다른 것이라고는 하나같이 얼굴에 마스크를 둘렀다는 것뿐. 왁자지껄한 시골장터의 구수함과 편안함은 옛날 그대로다.

시장 초입, 마스크를 귀에 걸고 튀김과 어묵을 건져 먹는 중년들의 모습이 정겹고, 머리통만한 서생배를 놓고 흥정을 주고 받는 상인과 아줌마의 표정도 흥겹다.

간장게장이 침샘을 돌게 하고, 단감에 머루포, 사과 등 햇과일도 상큼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그릇가게에서 발길을 멈춘 한 스님의 진지한 모습도 이채롭다.

안동에서 왔다는 장돌뱅이 부부가 내 놓은 빨간 햇고추가 온통 매운 향기를 뿌리고, 한 광주리 19만원 한다는 송이버섯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묘목상은 언제 부터인지 지인들과 함께 소주잔으로 속을 달래고 있다.

시장 어귀에서 만난 두 30대 주부. 서너살 짜리 아이들 손을 이끌고 북구 호계에서 기차를 타고 남창장을 찾았다고 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 사이인데, 아이들에게 시골장터 분위기도 보여 줄겸해서 왔어요. 구수한 시장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일부러 찾아왔죠. 코로나요? 이제 그런 걱정 안해요. 마스크 끼면 되잖아요"

이들에겐 코로나19의 두려움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맛집으로 알려진 뚝배기선지국 식당은 어김없이 대기줄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어렵게 자리 잡은 식당안 풍경은 좌식에서 입식테이블로 바뀌었을 뿐 이전의 왁자지껄한 시골장터 국밥집 풍경은 이전과 다를바 없었다.

시장 한 귀퉁이에서 음료 판매를 10년째 한다는 한 상인은 하지만 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해도 예년같지는 못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코로나 이전처럼 많이 찾아와서 보기는 좋은데요. 매출은 그다지 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 손을 보세요. 다들 빈손이잖아요. 예년 같으면 장만한 물건으로 수레가 가득할 텐데, 요즘은 마실 하듯 나와서 주전부리만 하고 돌아 가는 분위깁니다.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주차장에서 만난 한 가족들은 남구에서 국화꽃을 사기 위해 남창장을 찾았다고 했다.

화사한 노란 국화꽃 바구니를 차량 트렁크에 실으며 "한 바구니에 1만 4,000원 줬는데요. 꽃도 이쁘고 가격도 싸고 너무 좋아요"하며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코로나19가 걱정 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코로나 백신 2차까지 다 맞았구요. 이제 그런 걱정 하지 않고 살려구요. 언제까기 그런 걱정 하며 살아야 하는 겁니까?"하며 웃으며 시장을 떠난다.

이제, 위드 코로나가 머지 않은 분위기다.  전우수기자 jeus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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