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남수 다듣영어 학부모 지원단 대표·솔빛이네 듣기중심영어의 힘 저자
이남수 다듣영어 학부모 지원단 대표·솔빛이네 듣기중심영어의 힘 저자

"다듣영어 '多' (많이) 다양하게 들으면 'all' (모두 다) 들린다는 울산형 초등영어교육를 하려고 영어 영상을 보여주는데 폭력적인 것만 보려고 하고 한글 자막 없이는 안 보려고 해요." 


 "3살 아이가 온종일 유튜브를 보려고 해요. 영어로 나와도 잘 보는데 아이가 원하는 대로 보여줘도 괜찮을까요?" 


 20년 동안 영어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는 학부모들에게 반복해서 받는 질문입니다. 너무 많이 보려고 해서 걱정, 안 보려고 해서 걱정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괜한 걱정을 하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러나 걱정에서 끝나지 않고 조기 영어교육을 하겠다면서 영유아 시기부터 과하게 영어 영상에 노출된 아이들이 영어 습득은 되지 않고 도리어 모국어 습득이 지연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 자극이 강한 영상이나 디지털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은 점점 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독서와 멀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모국어 습득에 어려움을 겪고 영어 습득과도 멀어졌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더불어 디지털 미디어의 노출이 어릴 때부터 많아지면서 과몰입을 하는 아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못 보게 하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물건을 던지며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고 종일 유튜브를 보고 디지털 게임을 하는 아이와 전쟁하느라 지친 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영어교육보다도 스마트폰과 디지털 게임에 빠진 아이와의 전쟁을 어떻게 끝낼 수 있는지 고민하는 부모들을 더 자주 상담하고 있습니다. 영어교육을 이야기하는 강의에서도 제법 시간을 할애하여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시민성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와 함께 발달단계에 맞는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생기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유아들이나 초등 저학년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미디어 매체를 자주 접하게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영어보다 아이의 정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친해지기 전에 먼저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날 수 있도록 아이들을 배려해주세요. 영어 소리보다 엄마 아빠의 목소리(모국어)를 더 많이 듣고 따뜻한 감성과 표현을 익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후에 디지털 세상을 만나러 가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따뜻한 감성과 공감력을 갖춘 아이들은 디지털 세상도 역시 배려와 존중이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세상을 더 평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제 우리는 영어교육을 넘어 디지털 시민성을 키워가야 합니다.


 다듣영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디지털 매체와 콘텐츠를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영어도 잡고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과 조절 능력도 키우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듣기중심영어연수를 통해 영어라는 편리한 도구가 생긴 아이는 관심 분야의 전문가나 친구를 국경을 넘어 디지털 세상에서 만나 소통하고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각 분야 전문가의 강의를 스스로 찾아서 듣고 질문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인공 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우리 아이들이 언어장벽을 뛰어넘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의 한계를 극복해 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영어와 더불어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은 세계시민으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든든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다듣영어 학부모 지원단 대표·솔빛이네 듣기중심영어의 힘 저자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