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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은 지난 28일부터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들어진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정유·화학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제공

폐플라스틱이 석유화학의 원료로 재탄생한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원료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했다. 폐플라스틱 해결방안 마련이라는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30일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지난 28일부터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들어진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정유·화학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열분해유는 기존 원유를 사용했던 방식과 마찬가지로 SK에너지 정유공정과 SK지오센트릭 석유화학 공정을 거쳐 새제품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기존 열분해유는 염소 등 불순물로 인해 공정투입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 설비부식 등에 대한 우려로 석유화학 제품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도입된 열분해유는 SK지오센트릭과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이 2019년부터 후처리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해 온 국내 중소 열분해업체 제주클린에너지 생산제품이다. 
 
SK지오센트릭은 글로벌 기술협력을 통해 자체 불순물 제거공정을 결합시킨 대형 열분해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과 자체적인 열분해 기술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지오센트릭은 올 초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와 사업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제휴와 자체기술이 결합된 SK지오센트릭 열분해유 공장은 2024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연 20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처리가 가능하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공정 투입이 현실화되기까지 정부도 힘을 보탰다. 폐기물을 재활용한 열분해유는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석유·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서 대체연료로 인정받지 못해 석유화학 공정원료로 투입할 수 없었는데, 이를 관계부처들이 앞장서 해결했다.
 
SK지오센트릭은 올 초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SK 자체 공장 열분해유 투입을 통한 공정 원료화 실증 목적의 '실증 규제 특례'를 신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폐플라스틱 소각·매립을 대체할 수 있는 열분해유 공정 원료화 사업의 온실가스 및 토양 오염 저감효과 등을 인정해 이달 중순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SK지오센트릭은 열분해유 투입량을 최초 연 200만톤 규모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생산 설비 및 제품 영향도 등에 대한 실증연구를 수행하며, 산업통상자원부는 그 결과에 기반해 석유·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울산CLX 열분해유 최초 도입은 플라스틱 자원순환경제와 친환경 확산을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 등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 산물"이라며 "탄소에서 그린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협력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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