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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잔디 울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울주문화재단이 올해 21회 울산옹기축제를 처음 주관하게 됐다.
 
필자가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문예진흥팀은 울산옹기축제 외에도 울주 전역에 문화를 배달하는 울주행복배달, 마을공감놀이터, 울주예술진경, 신박한 예술지원 등의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어 울산옹기축제를 추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울주군에서 직접 주관하던 축제를 재단이 주관하게 된 터라 예산 교부와 사업 실행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어왔다.       
 
급기야 축제 개막 하루를 남겨놓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지역축제 관련 지침에 따라 전면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축제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차타고 옹기마켓' '옹기마을 청년 탐방단' 등의 비대면 프로그램과 옹기마을 개별 체험 프로그램은 취소하고, 개막행사를 비롯한 공연은 무관중으로 전환해 '축제 현장 관람 불가'라는 현수막을 인근 지역과 마을 곳곳에 걸고 축제를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방문객들은 축제 관람의 현장 통제에 불만을 표출했고, 할매장터를 열심히 준비했던 외고산 마을 주민들은 준비한 상품들을 처분할 방법이 없다며 재단 관계자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8일간의 2021 울산옹기축제는 무사히 막을 내렸고, 온라인옹기테마파크(onggi.or.kr)와 유튜브 옹기TV, SNS등의 매체를 통해 48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람객을 만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축제 막바지에는 일부 지자체와 유관기관에서 전면 온라인 축제로 순항 중인 옹기축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을 오기도 하고, 여러 언론 매체에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 새로운 울산옹기축제를 위해 재단은 △테마파크형 축제 △옹기의 친환경성 △옹기의 전통성과 디지털성의 결합을 주요 콘셉트로 설정하고 내년도부터 본격화될 옹기마을 명소화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웰컴 투 옹기마을'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울산대 허영란교수와 유니스트 백경미교수의 협조로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학생들은 서포터즈로 참여해 △야외옹기마을방탈출과 옹기마을을 배경으로 한 옹기웹툰을 제작했다. 
 
더불어 옹기의 친환경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옹기플로깅챌린지와 옹기댄스챌린지로 사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구축한 '온라인옹기테마파크'를 통해 국내외 어디에서나 VR 방식으로 옹기마을 구석구석을 투어할 수 있도록 하고, 옹기문화와 울주를 함께 알릴 수 있도록 △해뜨미 옹기 찾기와 △옹기종기 퀴즈 등의 게임으로 재미를 더했다.
 
또한 강경젓갈축제와 공동으로 '젓갈 담은 옹기'를 개발하고 무형문화재 옹기장들의 옹기를 직접 판매하는 등 옹기의 판로 확장을 위한 유의미한 시도를 했다. 
 
아직 첫돌이 되지 않은 울주문화재단이 변화무쌍한 코로나19 상황과 한정된 인력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올해 21회를 맞는 울산옹기축제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시도였다. 
 
올해는 옹기문화를 활용한 콘텐츠 축제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면 미래에는 옹기장인, 옹기마을 주민, 울산의 예술단체, 대학, 유관기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문화적, 경제적 실험의 장으로써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나아가 세월이 갈수록 쓰임새가 줄어드는 옹기의 시장적 가치에 좌절하지 않고 옹기의 문화적 가치와 미래 가능성에 집중한다면,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로서의 외고산 옹기마을과 외고산 옹기의 위상은 다음 세대에도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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